▲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서 축하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오바마 "올바른 방법" 호응
日 우경화 흐름 지적 '공감'

백악관 로즈가든 동반산책
두 정상 화기애애한 대화도


박근혜 대통령의 첫 외교무대였던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과 상·하원 연설은 한마디로 '성공적 성과를 보였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자평이다.

이번 방미의 '하이라이트'였던 워싱턴 D.C의 외교 무대는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향후 새 정부의 방향성을 예고하는 듯했다. 국제적인 관심이 쏠렸던 만큼 이번 '워싱턴 외교'에 대한 성과도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 회동, 그리고 두 정상이 백악관 로즈가든을 따라 만들어진 복도를 걸으면서 굳건한 동맹을 과시했다.

대북 정책과 한미 동맹 그리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양자간 주요 현안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고, 한미 동맹 60주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60년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판단이다.

그는 정상회담 직후 워싱턴 D.C 페어팩스 호텔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한미 양국 정상들이 어떤 의제에 대해 공감하고 의견을 모았는지를 설명했다.

윤 장관에 따르면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한국이 미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여긴다"며 "박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강화해 앞으로 4년동안 양자 관계를 비롯해 지역적·글로벌 문제에 대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아시아 정책과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미국 측의 생각과 부합한다"며 "exactly right approach(아주 올바른 방법론)"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의 북한을 염두에 두고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비정치적 문제부터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서도 서로 공감대를 만들었고, 원자력협정 개정은 물론 실무적인 경제 투자 방향성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오

바마 대통령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해 박 대통령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하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애초 회담 30분, 오찬 45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오찬 회담이 다소 길어진 데다 예정에 없던 사적인 대화까지 이어지면서 기자회견이 10여분 늦춰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오찬회담 직전 박 대통령에게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산책하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통역없이 산책을 하면서 10여분간 가족사 등 개인적인 얘기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 장면을 지켜본 윤 장관은 "너무나 가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눈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환담은 오찬 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 행정부 내에 박 대통령을 칭찬(admire)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고 덕담을 건넸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계 여성인 자신의 보좌관을 데리고 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박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악수를 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오찬회담이 시작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 중 버락이라는 이름이 스와일리어로 '축복받은'(blessed)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제 이름인 박근혜의 '혜' 자도 축복(blessing)이라는 뜻이어서 우리 두 사람이 이름부터가 상당히 공유하는 게 많다"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브이'(V) 사인을 보내 동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를 뒤흔든 강남스타일을 화제로 삼아 "제 아이들이 강남스타일을 저에게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은 프레임 비취 장식을 한 가족사진 액자를 선물했고, 미셸 오바마 영부인에게는 반상기 세트와 유기수저, 한식요리책을 선물했다.

워싱턴/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