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일정 중 '부적절' 행위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것은 경인일보의 특종 보도가 결정적 단초가 됐다.
수행 기자단의 일원으로 방미중이던 경인일보 기자는 9일 윤대변인이 워싱턴D.C에서 LA행 전용기에 타지 않은 사실을 확인, 행적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윤대변인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박대통령의 방미를 공식 수행하면서 뉴욕에서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면담과 7일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취재진에게 회담 성과등을 브리핑했으나, 이후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다음날 실시된 상·하원 합동연설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마지막 기착지인 LA로 이동하지도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윤 대변인의 행방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수행단 일각에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거 귀국했다''급한 집안 사정으로 귀국했다'는 등의 말이 나왔으나, '뭔가 중대한 사고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9일 오후9시46분 경인일보 홈페이지에 "꼭꼭 숨은 윤창중 '무슨일?' "제하의 1보 기사를 게재했다. 행방을 감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취재중 교민사회 일부에서 '성추행설'까지 나돌았고, 청와대의 핵심관계자가 돌연 자취를 감춘 사안의 중대성에 주목했던 것.
'막바지 이틀째 행방 묘연' 'LA전용기 탑승안해' '끝내 안보여 사고설 돌아' 등의 부제와 함께 게재된 경인일보 기사는 5분여쯤 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새벽시간(현지) 잠자리에 들었던 방미 기자단은 서울에서 연락을 받고 다급하게 경인일보 보도의 확인 취재에 돌입, 2~3시간 이후인 오후 11시 이후 윤대변인의 급거 귀국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소식은 미국 교포사회에서 SNS를 통해 급속히 전파되기도 했다.
결국 이남기 홍보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시작했고 이후 윤대변인의 경질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윤 대변인은 피해 여성이 피해사실을 미국 경찰에 신고하자 워싱턴 숙소 내에 있던 자신의 짐도 챙기지 않고 급거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해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았으며 관련 사실을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대통령의 취임후 첫 방미는 결국 '윤창중 스캔들'로 심각한 오점을 남기게 됐고,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 것은 경인일보 보도가 직접적 계기가 됐다. LA/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