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행 전용기 미탑승도 확인
'중대사건' 판단 홈피 게재
포털통해 인터넷으로 확산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일정 중 '부적절' 행위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데는 경인일보의 특종 보도가 결정적 단초가 됐다.
수행 기자단의 일원으로 방미중이던 경인일보 기자는 9일(이하 한국시간) 윤 전대변인이 워싱턴DC에서 LA행 전용기에 타지 않은 사실을 최초 확인했다.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기자단에 브리핑하며 의욕적으로 활동하던 윤 전대변인이 상하원 합동 연설문 배포 무렵부터 갑자기 종적을 감춘 사실에 주목, 그의 행적을 취재해 왔기 때문에 인지가 가능했다.
취재과정에서 청와대 수행단 내부에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거 귀국했다', '본대에 합류해 움직이고 있다'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석연치 않은 답변이 나왔고, '뭔가 중대한 사고가 있다'고 판단한 경인일보는 9일 오후 9시46분 경인일보 홈페이지에 "방미동행중 '꼭꼭 숨은' 윤창중 LA행 전용기 탑승 안한 이유는" 제하의 1보 기사를 게재했다.
윤 전대변인의 부적절 행위가 최종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교민사회 일부에서 이미 '성추행설'이 나돌고 있었고, 청와대의 핵심관계자가 돌연 자취를 감춘 사실만으로도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던 것.
'꼭꼭 숨은 윤창중 무슨일?' '막바지 이틀째 행방 묘연' 'LA전용기 탑승안해' '끝내 안보여 사고설 돌아' 등의 부제와 함께 게재된 경인일보 기사는 5분여쯤 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새벽시간(현지) 잠자리에 들었던 여타 방미 기자단은 서울에서 연락을 받고서야 다급하게 경인일보 보도의 확인 취재에 돌입했다.
경인일보 보도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타 언론매체들은 3~4시간 이후인 자정 무렵부터에서야 윤 대변인의 급거 귀국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남기 홍보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시작, 이후 윤 대변인의 경질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 대통령의 방미는 결국 '윤창중 스캔들'로 심각한 오점을 남기게 됐고,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는 데는 경인일보 특종 보도가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이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