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 혐의로 전격 경질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지난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LA행 대통령 전용기에 윤 전 대변인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경인일보(경인일보 5월 10일자 3면 보도)에 보도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워싱턴D.C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LA로 향하던 중 윤 전 대변인이 '사고를 치고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고 중도 귀국했다'는 소문을 접하고 그의 행방을 쫓던 중이었다.

이날 오전 7시 박근혜 대통령의 미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문 배포 시간에 윤 전 대변인이 나타나지 않은 점에 주목, 배경 취재에 들어갔던 것.

한국 시간으론 원고 마감시간에 걸려 이 시간은 기자들에게 아주 긴박하고 중요한 시점이다. 윤 전 대변인 대신 자료를 들고 온 사람은 대변인실 선임행정관이었고, 별다른 브리핑도 하지 않아 '뭔가 문제가 터졌구나'라는 직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윤 전 대변인은 그 시간에 인생에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고 수습에 매달려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방미 수행단은 워싱턴 일정을 모두 마치고 LA로 향했다. 오후 3시였다. 전용기에서도 윤 전 대변인은 보이지 않았다. 전용기의 경우 대통령과 공식수행원의 좌석이 차단돼 있지만 그의 행적을 추적중이었던 까닭에 미탑승 사실을 금세 확인할 수 있었다.

수행단의 한 관계자는 "본대(VIP)와 같이 움직인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이들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통령을 수행하는 관계자가 전용기를 타지 않고 아무 설명 없이 중도귀국을 한 것은 '사고'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후 9시46분 경인일보 홈페이지에 즉각 윤창중 대변인의 '사고설'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으로 급속히 전파되면서 대통령 수행원의 '성추행'이라는 전대미문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