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입찰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건설업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내부 문건과 전산자료 등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검사 10여명과 수사관 등 200여명을 동원해 중대형 건설업체 16곳과 설계업체 9곳 등 25개 업체에 대해 12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벌였다.

대상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담합 과징금이 부과된 현대건설·삼성물산ㆍ대우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림산업ㆍSK건설ㆍ현대산업개발 등 8곳과 시정명령을 받은 금호산업, 쌍용·한화·계룡건설,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경남기업, 삼환기업 등 8곳, 일부 설계업체 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 물량이 많아 분석 작업에 주력해야 할 것 같다"며 "기업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가급적 신속히 분석해서 반환할 자료는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압수물 분석에는 수사 담당인 특수1부 인원이 전원 투입됐으며 필요에 따라 다른 부서 인력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건설사들이 2009년 4월 서울시내 호텔 등에서 만나 협의체를 만들고 담합에 합의한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집중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건설사 등에 대해 형법상 입찰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상 입찰 가격조작 혐의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법상 입찰방해는 위계의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쳤을 경우를 말하며 건설법 위반은 미리 조작한 가격으로 입찰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고발 내용이 이런 혐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방해는 징역 2년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건기법상 입찰 및 가격 결정을 방해한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각각 처해진다.

건기법 위반의 경우에는 개인은 물론 업체에 대한 처벌도 가능하다.

검찰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전속고발권을 갖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 대신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공정위에서 자체적으로 (과징금 부과) 결정해 처분한 만큼 우리는 형법이나 건설기본법 위반 부분에 대해 (혐의 규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대형건설사 외에 설계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 중에서도 입찰담함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만한 증거 자료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조만간 건설업계 관계자 등 관련자들을 본격 소환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하다가 필요하면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소환 계획에 대해서는 "수사 경과와 내용에 따라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