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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발생한 '살인 진드기' 의심환자가 16일 숨졌다. 제주도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를 보인 강씨의 몸을 역학조사관이 조사한 결과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발견돼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질병관리본부가 SFTS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힌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의 형태. 왼쪽부터 암컷, 수컷, 약충, 유충. /연합뉴스 |
진드기에 물려 나타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아직 국내에서 SFTS로 확진받은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의심 사례로 신고된 환자가 사망자 1명을 포함해 5명, 보건당국이 따로 역추적 조사를 통해 SFTS와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는 사례가 5건 정도라는 설명이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국 의료기관 등을 통해 SFTS 의심 환자로 신고된 사례는 여전히 5건이 전부다.
지역별로는 서울, 부산, 전북, 대구, 제주 등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대부분 발열, 구토, 설사 등 대표적 SFTS 증상을 보이는 동시에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거나 환자 본인이 진드기에 물렸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알려진대로 이 가운데 제주도에서 과수원을 경작하며 소를 기르는 강모(73·서귀포시 표선면)씨는 제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16일 오전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강 씨의 혈액을 지난 10일 채취해 국립보건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보통 바이러스 분리와 확인에 2주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주 중반께면 강 씨의 사인이 SFTS 바이러스인지 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
나머지 의심환자 4명 가운데 2명은 증상이 가벼워 이미 퇴원했지만, 2명은 아직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 상태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입원한 2명도 아직까지 상태가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처럼 신고가 접수되는 SFTS 의심 사례 뿐 아니라 따로 역추적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역추적 조사는 본부가 확보하고 있는 7천여건의 검체 가운데 환자의 증상이나 상황 등이 SFTS와 조금이라도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를 모두 다시 검토하는 작업이다.
김 과장은 "역추적 조사 결과 지금까지 추려진 사례는 사망 1건을 포함해 5건 정도이나, 조사가 진행될수록 범위가 계속 좁혀지고 있어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며 "역추적 조사 대상은 모두 3월 이전 발병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을 뿐,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SFTS의 매개체인 '작은소참진드기'가 서식해왔고 최근 조사를 통해 이 진드기들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언제라도 국내에서 SFTS 환자가 발견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감염병의 위험 정도가 일본뇌염 등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곤충 매개 감염병에 비해 큰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SFTS의 대표적 증상은 발열과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 두통·근육통·경련 등이다. SFTS의 치사율은 보통 '10% 이상'이라고 하지만 아직 연구 초기여서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
주요 바이러스 매개체가 진드기이고,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특별히 없는 만큼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은 장소에서 활동할 때 긴 소매, 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라는 게 보건 당국의 조언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15명의 SFTS 환자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