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후 광주 동구 신양파크호텔에서 지지포럼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8일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정치로 인해 광주정신이 흔들리고 있다"고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5ㆍ18 기념식에 참석한데 이어 오후에 광주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5·18 이후 광주정신은 한동안 대한민국의 이정표를 세우는 커다란 좌표였다"며 "하지만 지금 그 좌표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정치가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꽃을 피우기보다 오로지 열매와 과실을 향유하는 데만 열중했다", "우리의 정치적 리더십은 희생과 헌신이라는 고귀한 덕목보다 지역주의, 이념 대립이라는 구도로 경쟁에만 몰두했다"며 여야 정치권에 각을 세웠다.

안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10월 재보궐선거에서 독자세력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한편 기존 여야정치권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안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6일 광주에서 '을(乙)을 위한 정당'을 골자로 한 '광주선언'을 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으로만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해법으로 실천하면서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피부에 와 닿게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3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묘지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또 "광주는 지난 대선에서 한없이 부족한 제게 특별한 성원을 보내주셨다. 그것이 개인 안철수가 아닌, 변화에 대한 열망이란 것을 잘 안다"며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변화에 대한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려면 많은 준비와 적지 않은 시간, 뜻을 함께 할 좋은 동반자들, 많은 분들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하다"며 "광주가 대한민국 정치 개혁의 씨앗과 중심이 되어달라. 저는 그 마중물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새 정치'를 기치로 정치세력화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정치 과제로 ▲적대적 공생관계에 의한 기득권 정치체제 청산 ▲상대를 배척하는 진영정치 청산 ▲경제·복지·교육·의료 등 전반적 구조개혁 ▲정치세력 다양화 등을 꼽았다.

안 의원은 이어 호남권 지역포럼 관계자 15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호남권 지역포럼은 현재 시민포럼, 안심포럼, 새정치실천단, 새정치국민연합 등으로 분화돼 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지역별 독자세력화 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이에 앞서 5·18 묘역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씨, 고(故) 전태열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안 의원은 이날로 1박2일간의 영·호남 방문을 마무리했다. 19일 오전에는 지난 17일 별세한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