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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발생한 '살인 진드기' 의심환자가 16일 숨졌다. 제주도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를 보인 강씨의 몸을 역학조사관이 조사한 결과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발견돼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질병관리본부가 SFTS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힌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의 형태. 왼쪽부터 암컷, 수컷, 약충, 유충. /연합뉴스 |
국내에서도 야생 진드기를 통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 사망한 사례가 처음 확인됨에따라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10% 미만 정도로, 이미 널리 알려진 곤충매개 감염병에 비해 특별히 높은 수준이 아닌 만큼 '공포'까지 느낄 이유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야외에서 활동할 때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등 각별한 주의만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중국측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작년말 현재 최근 2년동안 2천57명의 SFTS 감염 환자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12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 발병 환자 가운데 사망에 이른 비율, 즉 치사율이 약 6% 정도인 셈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지금까지 15명의 SFTS 환자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8명이 목숨을 잃어 외견상 치사율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환자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는 초기 상태라 이 데이터만으로 정확한 치사율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게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일본에서도 초기에는 SFTS 치사율이 '10%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점차 낮춰 잡는 분위기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학계에서 관련 논문이 최근 발표될 때마다 점차 치사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SFTS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10%미만이라면, 보통 20~30% 정도로 알려진 일본뇌염 바이러스 등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다.
또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기존에 없던 바이러스가 갑자기 창궐해 번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SFTS로 인한 사망자가 확인되기 전까지 주목받지 못했을 뿐,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SFTS의 매개체인 '작은소참진드기'가 서식해왔다. 또 최근 조사를 통해 이 진드기들의 일부가 SFTS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국내 SFTS 환자의 존재는 거의 기정 사실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치사율이 특별히 높지는 않더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 있던 바이러스라고 해도,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특별히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SFTS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가 진드기인 만큼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예방 수칙을 종합하면, 우선 야외에서 활동할 때 긴 팔·바지 옷을 입고 양말 등을 신어 피부노출을 최대한 줄여야한다.
기피제를 뿌려 진드기를 쫓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풀밭 위에 옷을 벗은 채 눕거나 용변을 보지 않고, 풀밭에서 사용한 돗자리도 세척해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목욕을 통해 진드기를 없애고, 야외에서 입었던 옷과 양말 등은 꼭 세탁해야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