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성인PC방에 아동음란물 등을 대거 유통시켜 온 기업형 판매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인PC방에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총책 A(42)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7명과 음란물을 공급받아 온 성인 PC방 업주 13명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일당 4명을 뒤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07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일본에 서버를 두고 음란물 약 2만편(아동음란물 1천225편)을 유포해 12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총책인 A씨의 지휘아래 서버 운영, 프로그래밍, 번역 및 자막제작, 디자인, 영업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에 나섰다.

특히 성인 PC방 업주가 회원 가입을 통해 음란물을 '다운'받아 보도록 하는 기존의 영업방식이 아닌, 해외에 둔 서버와 원격으로 연결되는 장치(USB)를 공급해 음란물을 실시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신종 수법이었다. 이렇게 하면 성인 PC방 컴퓨터 내에는 음란물 흔적이 남지 않아 단속을 피할 수 있고, 가맹 업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음란물 유통 조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반 PC방과 달리, 성인 PC방은 관할 지자체에 등록이 필요없는 자유업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지자체가 단속 등 행정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제도적인 문제점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음란물을 공급받은 성인 PC방이 전국에 200여 곳에 달하며, 유사 수법으로 음란물을 유포하고 있는 다른 조직들도 추가로 확인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