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최근들어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재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선 기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에 공을 들였던 문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비정치적인 글만을 올려왔다. 국회 활동에 있어서도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거의 발언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온오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안 정치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내놓는 등 확연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문 의원은 18일 트위터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지 않았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입니다"라고 밝혔다.

21일에는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노사정 대화 제안을 비판한데 이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인사들과 일본 극우 정치인들을 비유하며 "애국이 아니라 국격을 망치는 짓"이라고 꼬집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이전의 소극적 태도를 탈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문 의원은 지난 23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 4주기 추도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드는 게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차기 대선 문제와 관련, "나름대로 국민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면서 "다음 대선 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역할론'을 꺼내든 문 의원의 정치 행보는 민주당 안팎 상황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의 경우 '김한길호 출범'과 '컨벤션 효과'에 따른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20%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으로 야권 구도 재편의 막도 올랐다.

안 의원에 대한 균형추 또는 대항마로서 문 의원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48%라는 지지를 받은 문 의원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민주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당내 반대가 없진 않지만 문 의원의 역할을 기대하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