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제 택시기사가 출근한 이후 수시로 자거나 쉬더라도 모두 근로시간에 포함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민사합의1부(부장판사·박우종)는 택시기사 김모(50)·장모(56)씨가 회사측을 상대로 낸 최저임금 미달분 및 퇴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근로자에게 돈을 더 줄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며 회사측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금 협정서에는 격일제 근무시 원고들의 하루 근로시간이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17시간으로 나와 있다"며 "이를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계산해 모자라는 돈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또 "피고가 근로시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식사 또는 휴식 시간은 기사가 운전 업무를 위해 대기하는 상황에서 틈틈이 벌어진 일"이라며 "회사의 지휘·감독으로부터 벗어난 휴게 시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택시 근로자의 최저임금법 적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정 사납금을 내고 나머지를 기사가 챙기는 방식으로 일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청구는 하지 않기로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반영한 평균 임금을 토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더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의정부/김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