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시공이 확인된 인천 청라푸르지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무기한 입주를 거부하면서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아파트 계약해지를 요구하며 중도금 대출이자 등을 납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 향후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27일 대우건설과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 등에 따르면, 아파트 계약금 및 중도금 대출이자를 시공사가 대신 납부해주다가 지난 3월 말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 입주예정자들이 직접 납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입주지원책의 일환으로 그동안 이자를 대신 납부해왔다.

하지만, 입주를 불과 3일 앞둔 지난 3월 25일 이 아파트 1·3동 일부 구조물의 철근이 누락 시공된 게 확인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은 입주를 무기한 거부하고 있는 상황. 대부분의 입주예정자들은 계약해지까지 고려하고 있는 터라 계약금 및 중도금에 대한 이자납부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연체자 신세가 된 입주예정자들에겐 신용상 불이익이 주어지고 있다. 이미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신용카드 거래가 정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연체이자까지 발생하는 데다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상황은 다르지만, 대부분 입주예정자들이 은행에 연체자로 등록됐다"며 "계약해지 문제로 은행에 물어야 할 채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참여자를 모집중이다"고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계약서상의 문제라 입주예정자들과 따로 합의가 없다면 시공사가 이자를 계속 대납해주는 것은 오히려 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며 "시공사측에서는 최대한의 입주지원으로 철근누락에 대한 보상을 해주려 하고 있기 때문에 입주 및 이자 납부에 대한 개별 가구의 적절한 판단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은 최근 진행한 구조안전진단 결과,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A등급 판정을 받았다"며 입주예정자들에게 입주를 독려하고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 진단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자체 진단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기준 청라푸르지오 아파트는 전체 751가구 중 40여 세대가 입주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