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단독 경제청문회'와 때를 맞춰 한나라당이 18일 '안기부의 정치사찰 의혹'을 규탄하는 시.도 지역별 대여투쟁에 나섰다.

이날 행사는 비록 실내에서 치러지긴 했으나 한나라당이 '서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대여투쟁의 공간을 넓혔다는 점에서 투쟁수위를 한단계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수원시민회관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한 총재단과 주요당직자, 소속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지역 안기부 불법 정치사찰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서 한나라당은 "시민단체진상조사위의 조사활동에서도 안기부의 정치권에 대한 사찰의혹이 드러났다"고 성토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수도권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힘을 쏟았다.

한나라당은 수원에 이어 추가로 한나라당이 확고한 지지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구, 부산, 창원 등지에서 계속 집회를 갖고 대여투쟁의 열기를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수원 대회를 마친 후에는 수원역과 남문주변 등에서 당보배포활동을 벌이며 대국민홍보전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한나라당의 신임총무 선출 및 '국회 529호 난입사건'에 대한 긴급현안질문 등으로 여야간 대화기류가 조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을 전국단위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는 것은 여당에 대한 '맞불작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여당이 이날 단독으로 경제청문회를 강행함에 따라 국민적 관심이 전임정권의 비리문제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정치사찰의혹'에 대한 '불씨'를 살려두면서 여권의 '유화책'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이와비슷한 시간에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박준규(朴浚圭)의장 주선으로 상견례를 겸해 열린 3당 총무회담에 참석, 여권에 대한 '화전양면'전략을 구사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