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 해파리떼 습격, 올해도 재현되나…'.
지난해 이른바 '살인 해파리'로 불리며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노무라입깃해파리(사진)가 올 여름철에도 서해 등 국내 연안에 대거 출몰할 것으로 보여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여자 어린이가 이 맹독성 해파리에 쏘여 목숨을 잃는 등 전국적으로 피해가 컸던 지난해보다 무려 20배 이상 많은 해파리떼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9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5월 15~26일 서해 중부에서 동중국해 북부에 걸쳐 정밀조사를 한 결과, 이 일대 수역에서 어린 노무라입깃해파리(갓 직경 8~30㎝)가 대량 발견됐으며 현재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특히 이 해파리의 진원지로 알려진 동중국해 일부 해역에서는 고밀도에 해당하는 1만㎡당 97마리의 개체수가 확인되기도 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직경 2m, 무게 150㎏까지 성장하는 맹독성 대형 해파리로, 잘못 쏘일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10일 오전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A(8)양이 이 해파리에 쏘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숨지는 사고까지 있었다.
해파리떼는 오는 7월 초 제주 남부해역 및 남해 먼 바다를 거쳐 8월 초·중순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가고, 나머지 무리가 7월 중순께 서해 남부와 남해로 이동할 전망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 앞바다에는 7월 말부터 본격 출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연안으로 유입될 해파리떼 개체수다. 올해는 평균 밀도가 지난해(1만㎡당 2마리, 조사 시점 8월)의 약 23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윤원득 박사는 "최근 가장 많은 개체수가 확인된 것은 2009년(1만㎡당 42마리)이었다"며 "올해는 이때보다 밀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해파리떼 북상 소식에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해양수산부는 중앙대책본부를 설치키로 하는 한편, 전국 지자체는 물론 해양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해파리떼 모니터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인천에서는 이 해파리떼로 인해 영흥화력발전소가 기계 작동에 방해를 입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