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해파리'로 불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올 여름철에도 인천 앞바다 등 국내 연안에 대거 출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경인일보 5월 30일자 23면 보도), 인천지역 해수욕장들이 '해파리떼 습격'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 지난해 8월, 물놀이를 하던 여자 어린이가 이 해파리에 쏘여 목숨을 잃은 곳이다. 관할 지자체인 중구는 해파리의 해수욕장 유입을 차단하는 그물망 설치를 검토 중이다.
차단망은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해파리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경인일보가 확인한 중구의 차단망 설치 관련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해파리를 절단하거나 제거하는 방법 등은 독성을 가진 촉수들이 떠다니다 해수욕장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차단망은 올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만큼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새끼 해파리의 경우 차단망을 통과해 해수욕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학계 한 전문가는 "크기가 작다고 해서 독성이 약한 것은 아니다"며 "지역별로 출현하는 해파리의 크기 등 특성을 면밀히 검토해 그물망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어촌계와 상가번영회 등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해파리떼가 출몰한다고 해서 그물까지 쳐 놓으면 누가 찾아오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도 "기껏해야 20일 정도 해파리가 오는데 왜 이렇게 난리들을 피우는지 모르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강화군과 옹진군은 이렇다 할 대비책 없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정부와 인천시 등으로부터)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관련 부서와 협의해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예산 여유가 없어 차단망까지는 설치하기 어렵다"며 "해파리 파쇄 기구를 해경에서 대여하고, 안전요원을 많이 배치해 수시로 해역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임승재·김주엽기자
살인해파리 습격 넋놓고 당하려나
중구, 차단망 설치 검토
새끼 통과할 가능성 커
강화·옹진군 대책 전무
입력 2013-05-3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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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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