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각료이사회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OECD회의장에서 열린 '각료이사회 경제전망 세션'에 패널로 참석,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을 1천900시간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3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을 만나 '한-OECD 좌담회'를 갖고 조만간 발표 예정인 '고용률 70% 로드맵'에 대해 소개했다.

현 부총리는 네덜란드와 독일이 다양한 고용형태로 짧은 시간 안에 고용률 70%를 달성한 사례를 언급하며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OECD 최고 수준인 한국의 근로시간을 1천900시간대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만큼 시간제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취업자로 참여시키는 것이 고용률 제고의 핵심 과제라고 밝히고 그 해법으로 일과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청년이 빠른 속도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고용창출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서는 노·사·정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윤선 장관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인력 활용이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시키기 위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하려고 상장기업의 기업 공시사항에 가족친화 인증을 받은 기업인지를 포함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이 스스로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소개하고, 질 좋은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시간 근로문화를 바꾸고 유연 근로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리아 사무총장은 좌담회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고용 창출이라는 핵심 이슈와 올바른 정책 목표를 잘 잡았다"고 평가하고 "OECD가 제안하는 포괄적인 일자리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한국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특히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고 "지식기반 산업 위주인 한국에서는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재택근무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구리아 총장은 또 "한국에서는 시간제 일자리가 저임금과 고용불안 요소를 갖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때 20%였던 실업률을 여성 참여율 제고정책으로 8%대로 낮춘 스페인과 여성의 자발적인 시간제 근로 선택이 성공한 네덜란드의 예를 들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제고에 필요하며 고령화 사회에서 은퇴한 노년층에게 취업기회를 늘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현 부총리는 독일의 필립 뢰슬러 부총리 겸 경제기술부 연방장관과 한 양자면담에서 "독일 경제가 재정위기에도 견실함을 유지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강한 경쟁력이 제조업 성장과 고용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한국도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뢰슬러 부총리는 독일도 강한 중소기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두 나라 부총리는 양적완화가 비정상적인 환율의 왜곡 등으로 인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양적완화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구조개혁과 중기 재정건전화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 부총리는 또 팀 그로서 뉴질랜드 통상장관과도 양자면담을 갖고 교역·투자 등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