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화재 현장 소방관 부상.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내 성남시재개발전시관(사진 하단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접한 12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트로칸이 큰 피해를 입었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건물 내부에서 잔불 정리와 피해 확인작업을 벌였다. /연합뉴스

성남시가 구도심 재개발홍보관을 방치하다가 불이나 노인 1명과 소방대원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와 인근의 건물에 불이 옮겨붙는 등 300여 가구에 피해를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재개발홍보관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주민 문제로 최근 갈등과 충돌을 빚고 있는 구도심재개발을 홍보하기 위해 세운 건물로, 재개발사업이 표류하자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시가 이를 인수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14분께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의 '성남시 재개발홍보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소방헬기 2대와 군 병력까지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 1명이 사다리차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하고 박모(84)씨가 연기에 질식돼 병원으로 후송됐다.이 불로 재개발홍보관과 인근에 설치됐던 컨테이너 1채가 모두 탔으며, 맞은편 오피스텔에 불이 옮겨붙어 1,2층 상가(60실)와 3~5층 사무실(120실), 6층~12층 오피스텔(279실)이 피해를 입었다. 또 5시간여 동안 교통체증을 빚었다.

화재가 최초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재개발홍보관은 2006년 지어져 LH가 관리해왔지만 본시가지 재개발사업이 표류되면서 간단한 민원업무만했다. LH는 이를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가 해당 건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난해 11월 2일 인수받았다.

▲ 성남 화재 현장 소방관 부상.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내 성남시재개발전시관(사진 하단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접한 12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트로칸이 큰 피해를 입었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건물 내부에서 잔불 정리와 피해 확인작업을 벌였다. /연합뉴스

하지만 시는 LH직원이 철수한 이후에 상주인력을 따로 배치하지 않은채 해당 건물의 출입문을 폐쇄했다.

시 관계자는 "전기설비와 승강기, 무인경비 등 3개 분야는 외주 업체에 맞겨 관리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상가와 광역버스정류장, 지하철 등이 밀집해 통행량이 많은 곳에 화재에 취약한 조립식 건물을 지은것부터가 잘못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재개발홍보관이 조립식건물로 화재에 취약한데다 강풍이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인근의 오피스텔이 'ㄱ'자 모양으로 재개발홍보관을 감싸고 있어 피해가 컸다.

소방당국은 불을 진화하기 위해 '광역 2호'를 발령해 성남·분당·광주·하남·여주·과천·이천·용인 소방서 소속 250명과 소방장비 58대를 동원했으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헬기 2대와 공군항공대가 투입했다. 경찰과 군을 비롯, 의용소방대와 시청 직원까지 포함하면 5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불은 발생 5시간여가 지난 오후 10시22분께 잡혔지만 소방당국은 잔불 진화와 혹시 대피하지 못한 주민이 있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잔불정리작업을 마치는 대로 합동조사팀을 꾸려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