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네요. 이 싸움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인천 청라푸르지오 아파트 철근누락시공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이 아파트 공사현장 철근반장 A씨. 철근이 누락됐다는 그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지(경일일보 3월26일자 1면보도) 2개월여가 지난 지금 A씨에겐 힘겨운 법정다툼만 남았다.

그는 "철근누락 시공을 입주예정자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철근시공업체로부터 금품을 뜯어낸 혐의(공갈 및 공갈미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있다.


퇴직금 명목의 미정산 임금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철근누락사실을 언급했다가 업체로부터 고소당한 것이다. 당시엔 철근 누락이 확인되기 전이었다.

철근누락 확인 이후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그가 했던 인터뷰들도 문제가 됐다. A씨는 언론에 "철근누락 사실을 시공사에 알렸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해당 직원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검찰에서 고소인과 대질조사를 받았다. '했다'는 주장과 '안했다'는 주장이 엇갈려 검찰의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를 '꾼'이라고 한단다. 건설현장의 부실을 의도적으로 찾아내 업체를 협박하다 뜻대로 되지않자 이를 세상에 알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대해 A씨는 "본질은 철근이 누락시공됐다는 것인데, 그쪽(시공사 측)에서는 본질을 다른 쪽으로 돌려야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며칠에 한 번씩 조사를 받고 재판에 출석하는 등 너무 피곤하고 가정생활이 제대로 안될 정도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입주예정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해주는 등 A씨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입주예정자들은 여러명이 힘을 합쳐 대응하지만 제보자는 혼자 싸우고 있다"며 "진실을 밝혀준 것에 대해 늘 고마워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