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엄… 미소…당당… '100일간의 표정' 박근혜 대통령이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100일동안 박 대통령이 숨가쁘게 걸어온 활동중 '처음'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왼쪽부터 취임식후 한복을 차려 입고 청와대 본관에 들어서는 모습(2월25일), 첫 외교사절을 맞는 모습(2월25일),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는 모습(2월27일), 첫 외부행사인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3월1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는 모습(3월4일), 첫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하는 모습(3월11일), 첫 민생현장으로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모습(3월13일), 첫 정부부처 업무보고장에 들어서는 모습(3월21일), 첫 순방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는 모습(5월5일), , 5·18 기념식에 참석해 묘역을 둘러보는 모습(5월18일), 군복을 입고 수리온 헬기 전력화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습(5월22일). /연합뉴스
인사검증 부실 장·차관 중도하차
방미중 전대미문 '스캔들' 발생도
北도발 위협속 한미공조체제 구축
5·18민주화 기념식 참석하기도


박근혜 대통령이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첫 100일은 임기 전체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서 임기 5년의 국정 틀을 짜고 정책의 레일을 깔기 위한 시간이었지만, 짧은 기간동안 많은 일들이 터져 순탄치는 않았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 위협에 이어 개성공단 잠정폐쇄로 북한과의 대치가 심화되면서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가 뚜렷해지는 등 도전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출범 초기에는 정부조직법 국회 처리가 지연되면서 장차관 인사가 지연되었으며, 인사검증의 미숙함으로 장관들이 중도 하차하기도 했다.

첫 방미 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도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실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져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여성 대통령상을 보이며 대북 문제, 한미 공조체제 등 굳건한 입지를 구축해 나갔다. 무엇보다 지난 100일간 박 대통령이 이룬 성과로는 첫 방미 성과와 외교과제에 대한 물샐틈없는 대북공조를 확인하고 안보를 지키는데 주력했다고 볼 수 있다.

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위협 속에 이뤄진 박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방문은 한반도 안보상황이 호전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자평이다.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철저한 대북 공조를 유지하면서도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공감대가 도출된 자리였다.

두 정상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한미 FTA는 양국 파트너십이 긍정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양국은 FTA가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충실히 이행해나갈 것"이라며 FTA가 안보공조와 함께 한미동맹을 떠받치는 한 축임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연일 강경발언을 거듭하고 있으며 '북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병진 불가론을 북한 쪽에 발신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 증진을 통해 대북 경색을 풀어 나갈 전략을 마련중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자신이 대선때 공약한 현안에 대해 공약가계부를 발표, 영유아 보육비 지급, 군장병 월급 2배 인상,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면제 추진 등 약속을 실천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가장 곤혹스럽게 한 것은 정권 출범 초기 장·차관 등 고위직의 인사파동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여론검증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을 버티지 못하고 자진사퇴했다.

특히 '박근혜 인사 1호'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성추행 의혹 때문에 지난달 15일 직권면직 처리됐다. 이남기 전 홍보수석은 성추문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다양한 루트로 천거를 받지 않고 박 대통령이 자신의 '수첩'에 적힌 인사를 기용하는 인사패턴이 검증부실을 낳으면서 인사파동으로 이어졌다.

국정과제 부문에서는 긍정과 부정적 평가가 교차한다. 일단 거시경제 상황은 단기간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고 민생경제 부문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과 부동산 대책 등을 발표하면서 극도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4대 사회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파괴범·불량식품) 척결은 최근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육사 생도의 후배 여생도 성폭행 사건 등으로 구호가 무색해질 지경에 처했고, 국민대통합의 경우, 박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5년 만에 참석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아직까지 출범하지 못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더딘 흐름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출입기자단과 오찬에서 "신(神)이 나에게 48시간을 주셨으면…"이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보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