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권모씨는 지난 2010년 8월 서울 강남의 한 의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실리콘 보형물을 사용해 휜 코를 바로잡고 매몰법으로 쌍커풀을 만들었다. 눈을 크게 보이려고 앞·뒤트임도 했다.

그러나 수술 뒤 오히려 코가 짧아보인다고 불만을 제기해 이듬해 1월 재수술을 받은 권씨는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다.

염증이 생기면서 콧대가 휘어지고 코끝이 뭉그러진 것이다.

권씨는 코 수술을 한 의사 김모씨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면서도 '코 성형 전문의'라고 스스로 광고했다며 의료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조휴옥 부장판사)는 권씨가 의사 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천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권씨 코의 해부생리학적 구조와 기능을 손상시켰고 수술 전에 직접 부작용 등에 관해 설명하지도 않았다며 김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의료인에 의한 이른바 '사이비 성형'이 만연하면서 민사 차원 뿐 아니라 형사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이모씨는 전문의가 아닌데도 서울 대치동에 '성형외과 ○○의원'을 차린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진료실에 '국제성형외과 전문의' 수료증을 걸어놨지만 이는 법으로 정한 절차에 따른 전문의 자격이 아니었다.

중앙지법 형사22단독 유재광 판사는 "전문의가 아닌 자는 의료법에 따른 전문과목의 표시를 고유명사의 일부로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전제했다.

유 판사는 이어 "이씨가 고유명사에 '성형외과'라는 전문과목을 썼더라도 의료법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이밖에 치과의사 정모씨는 서울 삼성동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손님들에게 보톡스 시술을 하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원형 부장판사)는 "의료법상 치과 의료행위란 치아와 그 주위 조직 및 구강을 포함한 악안면 부분에 한정된다"며 정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정씨는 이갈이 환자가 눈살을 찌푸리다가 눈가와 미간에 주름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톡스 시술도 치과 치료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