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3일 6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현행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내린 지난달과 달리 경제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외국의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동결하고 있고 물가, 성장률 등 국내 경제지표도 예상 경로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을 언제까지 유지할지 여부와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운신의 폭' 좁은 한은…시장도 동결 전망

금통위원들이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이유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공조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국가들이 줄줄이 금리를 내리는 등 글로벌 양적완화의 흐름이 유지됐던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6월에는 이런 변수가 사라졌다. 정치권에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나 호주 중앙은행 등도 6월 들어서는 기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기본적으로 경제 흐름 자체가 애초 전망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성장률, 물가 등 기본적인 경제 지표만 보면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움직일만한 요인이 없다.

실제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0.8%로 한은의 전망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의 안정에 힘입어 지난 5월 1.0% 오르는 데 그쳤다. 1분기 GDP 디플레이터도 작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결국, 7개월만인 지난달에 기준 금리를 내린 만큼 곧바로 또 인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가 외국계 투자은행 8개사의 최근 예상치를 파악한 결과를 보면 이들은 모두 한국의 6월 기준금리를 2.50%로 봤다.

국내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예외적 상황이 아닌 이상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린 적이 없다"며 "대부분의 채권 애널리스트들이 이달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언제까지 유지하나…미국 출구전략 속도 변수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시점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 8개사 중 BNP파리바는 3분기 중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치뱅크, 모건스탠리는 내년 1분기를 기준금리 인상 시기로 점쳤다.

나머지 5개사는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2.50%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핵심 변수는 미국의 출구전략 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등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기준 금리를 다시 올리기도 어렵고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종료 예상 시점이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미국 등 선진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출구전략이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인 만큼 "기준금리를 올릴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계속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상 시점은 내년 4분기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4분기에는 국내 경제가 확실하게 불황에서 벗어나고 미국의 양적완화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물론 국내 경기 지표도 변수다.

일부 채권 애널리스트는 예상하지 못한 대외 변수로 우리 경제가 전망보다 악화할 때는 연내 추가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