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ㆍ1 부동산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5월 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시가총액이 작년 말에 비해 21조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재건축 아파트가 몰린 송파, 강동, 강남 등 3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매매가가 떨어졌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지속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2.1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2일 강북의 한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4·1 부동산 종합대책에도 주택 매매거래는 살아나지 않고 아파트시장의 이상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인데도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전세의 월세(반전세 포함) 전환도 늘어나고 있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7일 기준 2.32%를 기록해 작년 연간 상승률인 1.71%를 웃돌았다. 올해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1.18% 하락했다.

특히 비수기인 여름철로 접어들었는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5월 0.33%, 6월(7일 기준) 0.05% 각각 상승했다. 작년 5월과 6월 각각 0.13%, 0.0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지역 아파트 전세가격도 올해 ▲ 1월 0.10% ▲ 2월 0.13% ▲ 3월 0.24% ▲ 4월 0.15% ▲ 5월 0.19% ▲ 6월 0.01%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강남구 청담동 동양파라곤과 서초구 서초4차현대 등 강남권 일부 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은 최고 1억7천500만원이나 올랐다.

이 같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9.8%로 작년 말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는 54.22%로 작년 말보다 1.91%포인트나 뛰었고 경기도는 56.52%에서 58.22%로 올랐다.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전국이 61.52%에 달하고 서울 57.76%, 경기 58.66%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는 것은 4·1 대책에도 매매보다 재계약과 신규 등 전세 수요만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초저금리와 전세 인기 현상으로 아파트 임대사업이 크게 번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주택 매매로 인한 시세차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집주인들이 저리 대출을 활용해 아파트를 전세에서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3% 중반대까지 높아졌다.

서울의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2010년 2.91%에서 2011년 3.15%, 2012년 3.38%, 올해 4월 말 3.44% 등으로 상승추세를 나타냈다. 반면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2006년 6.56%를 기록한 뒤 하향추세로 돌아서 올해 4월 말 5.48%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올해 하반기에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3천여가구로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추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요자들이 매매를 외면하고 전세에만 눈을 돌리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비수기에도 오르고 있다"며 "아파트로 수익을 내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물량은 줄어들고 있어 아파트의 전세가격과 임대수익률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