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이 우리나라 인구 중 12.2%를 차지한다. 고령화 사회를 이미 넘어 고령사회의 기준인 14%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질환도 자연스레 늘어가는 추세다. 건강보험의 지출도 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2011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46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5조원을 웃도는 게 노인진료비다. 노인 한 명이 지출하는 진료비는 10년 전인 2004년에 비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노인 진료비가 늘어나는 것은 1차로 노인 인구의 비중이 급증하는 데 있다. 게다가 질병에 걸린 뒤 생존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고액 치료비가 드는 시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골다공증, 천식, 우울증 등 본인이 병원을 찾지 않으면 발견이 어려운 잠재적 질환도 심각한 상태다. 평균 수명이 계속 연장되면서 여유시간이 많고 아픈 곳도 많은 노인의 병원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게 마련이다. 건강보험공단이 노년층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경감해 주고는 있지만 해가 갈수록 건보 재정의 적자폭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때마침 지난 8일 세종대에서 대한노인병학회 학술대회가 열려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국가 단위의 통합적 노인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관심을 유발시켜 다행스럽기는 하다. 연세대 서영준 교수는 급증하는 노인 의료비를 억제하고, 동시에 노인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통합적 노인건강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노인의 88.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만성질환을 2개 이상 앓고 있는 복합이환자도 전체 노인 중 68.3%에 달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환 및 기능 장애를 가진 노인들이 적절한 기관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인의료의 중요한 축인 예방·치료·재활사업도 통합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 복지부 노인정책과 수준에서 노인에 관한 전체적인 문제를 관리하는 것은 힘에 부친다. 따라서 노인 건강을 비롯한 노인문제 전반을 관장할 노인청 또는 노인부 등 전문부서의 신설도 신중하게 검토해 볼 일이다. 노인문제는 복지정책의 일부로 치부할 수 있지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볼 때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사례처럼 통합관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