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당시 가옥 형식 그대로 슬레이트와 기와를 이용한 지붕에 시멘트 담으로 두른 집은 제대로 된 보수작업 없이 버텨오다 보니 지붕에선 비가 새고 벽은 쩍쩍 갈라지고 기울었다.
이 옹이 이곳에 정착한 것은 1960년대다. 6·25 전쟁 발발과 함께 18살 소년은 자진해서 전쟁터로 달려나갔다.
전쟁이 끝난 뒤 보금자리를 손수 꾸미고 싶었던 이 옹의 바람과 달리,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재산의 전부였던 1만여㎡ 농지는 군부대가 들어오면서 강제수용돼 빈털터리로 전락했다.
결국 이 옹은 건설 막노동을 하다 배운 기술로 이 집을 직접 짓게 됐다. 집을 아껴 버티고 있지만 뒤따르는 생활불편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 한 건설업체가 지붕개량과 벽체도색을 새로 해줘 상황은 훨씬 나아졌다.
이 옹은 "자식들이 십시일반 모아 내부는 어떻게 수리를 했는데 여력이 없어 새는 지붕을 고치질 못했다"며 "낡은 기와를 새로 얹고 도색을 세련되게 하니 마음도 훨씬 좋다"고 웃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회(회장·심광일)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무료보수지원'을 펼치면서 올해에만 수원, 성남, 평택, 파주 등지 낡고 오래된 6가구에 대해 주거환경을 무료로 개선해줬다.
벌써 20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를 통해 그간 경기도내 108개 협회사가 참여해 국가유공자 125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이번에도 태조건설(주), 석미건설(주), 일신건영(주), (주)대광이앤씨, (주)슬기솔건설 등 5개 업체가 약 1천만원 내외의 투자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회원사들이 일하는 목표인데 상업적 이득만 부각돼 초심을 잃는 것 같아 벌여온 사업"이라며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조금 저조하지만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더 많이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