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연속 본선 출전 기록만 놓고 볼때 FIFA(국제축구연맹) 가맹 209개 회원국 중 6위에 해당하는 대단한 위업이다. 축제를 열어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분위기가 냉랭하다. '동네 축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넘어서 심지어 한국축구가 1960년대 '뻥축구'로 회귀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선수들의 골처리 미숙, 감독의 전략 부재 등 고질적인 병이 도졌다는 불만의 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번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축구팬들의 마음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18일 울산에서 열렸던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시종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치다 1대0으로 패해 국민들이 잔뜩 화가 났다. 화끈한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랐던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국축구가 이 지경이 됐을까.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한국축구 아닌가. 그런 한국축구가 또 '경우의 수'를 따지는 허약한 축구의 변방국가로 전락했는지 답답해 하는 국민들이 많다. 월드컵 본선진출을 하고도 '천신만고'끝에 겨우 진출했다는 점이 국민을 분노케 만든 것이다.
한국축구가 퇴행하는 첫번째 원인은 리더십을 갖춘 감독의 부재 때문이다. 2002년 우리가 4강에 진출했던 것은 히딩크라는 출중한 리더가 있었다. 그는 선수들의 지연 학연을 모두 배제한 채 능력 위주로 선수들을 선발했다. 몇명의 선수를 제외하곤 모두가 생소한 이름들이었다. 박지성도 물론 그런 경우다. 리더십이 뛰어난 감독 영입이 그래서 필요하다. 둘째는 세계축구가 세밀한 세트플레이 위주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공수전환과정에서 보여준 단순한 플레이는 옛 모습 그대로다.
이제 월드컵 본선까지 1년 남았다. 대표팀이 모두 모여 훈련할 시간은 몇 번의 평가전과 내년 월드컵을 앞둔 한 달 정도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우선 선수선발시 학연 지연 혈연을 배제하고 기량만으로 선발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감독을 선임하고 그에게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 그가 한국의 고질적인 패거리 문화를 전혀 모르는 외국감독이면 더 좋다.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우리 국민들은 그저 아무 말 없이 지켜보면 된다. 그것이 한국축구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다.
위기의 한국축구 출구는 없나
입력 2013-06-1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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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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