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성옥희기자
여름철 유해한 음식탓 발병
구토·설사 등 다양한 증상
감염 후 2~6시간내 나타나

세정제로 20초이상 손씻기
끓인 물·익힌 음식도 필수
음료수·죽 섭취 '치유 도움'


(사례) 김복통(가명)씨의 가족은 아침 일찍 분식집에 들러 김밥과 음료수를 사갖고 들뜬 마음으로 휴가길에 나섰다.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라 날은 덥고 도로는 휴가를 떠나는 차들로 극심한 정체를 이룬다.

점심 시간이 다 되어 출출해질 무렵 아침에 산 김밥과 음료수를 네 가족이 나눠먹었다. 정체로 인해 아직 목적지의 반도 못 왔지만 시원한 바다 이야기와 휴가 기분에 들떠 가족들은 마냥 즐겁다.

그렇게 두세시간쯤 더 갔을까? 갑자기 김복통씨가 아랫배의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며 급기야 변의를 느꼈고 휴게소 화장실에 들러야만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직 휴게소는 5㎞를 더 가야 했고 도로의 정체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겨우 휴게소에 도착해 화장실에서 위기를 넘겼지만 복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화장실을 나와 차에 오르고 가던 길을 계속 가려던 찰나 다시 아랫배의 통증과 심한 오심이 더해지며 다시 화장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즈음 김복통씨의 아들도 구토와 복통, 설사로 화장실을 들락날락하였다. 김복통씨의 휴가는 결국 뒤죽박죽이 됐다.

#무더운 여름 불청객, 식중독

위의 사례는 덥고 습한 여름철 일어날 수 있는 식중독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식중독이란 식품의 섭취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자연독이나 화학물질과 같은 유독물질에 의해 발생하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식중독의 원인은 크게 세균에 의한 식중독, 자연독에 의한 식중독 및 화학물에 의한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을 따로 분류할 수 있는데 얼마전 유행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로타 바이러스나,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들이 그 범주에 속한다.

세균에 의한 식중독은 다시 독소형 식중독과 감염형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는데 독소형 식중독은 황색포도상구균, 클로스트리디움, 장독소원성 대장균 등과 같은 비침투성 병원균이 장내에서 독소를 생산해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식중독을 말하며, 감염형 식중독은 병원성 대장균, 장염 비브리오, 살모넬라, 시겔라 등과 같은 침투성 병원균이 직접 장관 점막층의 상피세포를 침투하여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식중독을 말한다.

위의 사례에서 판단되는 식중독의 원인은 황색 포도상 구균으로서 감염 후 2~6시간 내에 급성 복통과 구토, 설사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중독 원인균이다.

황색 포도상 구균은 우리 인체의 피부, 비강 등에 상재해 있는 균으로 일정 개체수 이상 소화관으로 섭취시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식중독은 사계절 어느 때나 일어날 수 있는 질병임에도 여름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음식이나 인체의 피부에 상재해 있는 감염원인균이 습하고 더운 날씨에 증식이 훨씬 활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로 따져본 식중독 발병률의 70~80%가 여름에 일어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손쉬운 식중독 예방법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우리의 실천 방법들은 어찌 보면 매우 손쉽고 간단한 것들이다.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손 씻기를 추천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보았던 황색 포도상 구균도 그렇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 대장균 및 수많은 피부 상재균과 각종 바이러스들은 한 번의 손씻기를 통해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손씻기는 세정제나 비누로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골고루 20초 이상 씻어주고 물에 헹궈주면 된다. 하지만 손씻기를 게을리 할 경우 덥고 습한 날씨 하에서 세균들의 번식은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한 음식을 익혀 먹거나 끓여 먹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은 꼭 끓여 마시고 음식은 익혀 먹음으로써 식중독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70~80도의 열에서 대부분의 원인 세균들은 사라진다.

심각하지 않은 식중독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대처할 필요는 없다. 구토나 설사가 있을 경우 미지근한 물이나 음료수를 조금씩 마시고 죽이나 미음 등을 소량씩 먹어본다.

다만 구토나 설사 등의 증세만 생각해 항구토제나 지사제를 섣불리 복용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으므로 구토와 설사의 증세를 지켜본다.

▲ 동수원병원 가정의학과 유희권과장
구토나 설사가 점점 심해져 탈수 증세가 나타나거나 2일 이상 증세가 지속될 경우,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열이 동반된 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곧 다가올 휴가철을 맞아 많은 인파들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날 것이다. 휴가를 떠나며 맞는 즐거움이 여럿 있겠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큰 즐거움의 하나가 바로 먹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집 떠나면 먹는 물과 음식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더운 여름철 식중독에 대비하여 건강하고 즐거운 휴가를 보내보자.

/김종화기자
도움말/동수원병원 가정의학과 유희권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