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에 대해 "나는 (김정일)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정보원이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100쪽 분량의 정상회담 회의록과 8쪽 분량의 발췌내용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총공세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며 역공을 펼쳐 후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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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게(NLL)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럽다"며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안보군사지도 위에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NLL 전체를 평화체제로 만들어 쌍방의 경찰들만이 관리하자고 김 전 위원장에게 제안키도 했다.
특히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마음대로 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통항을 위해서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며 "서해 평화협력지대를 설치키로 하고 그것을 갖고 평화문제, 공동번영의 문제를 다 일거에 해결키로 합의하고 거기에 필요한 실무 협의를 계속해 나가면 내가 임기동안에 NLL 문제는 다 치유된다"고 발언했다.
이에 여야 정치권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회의록 공개직후 "민주당이 허위사실로 대한민국 전체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재연을 통해 대선결과를 부정하는 여론몰이를 해 정권 퇴진운동까지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해체'를 요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국정원은 이제 '국정원 간판'으로 존재할 수 없다"며 "이명박의 국정원과 박근혜의 국정원은 전혀 다를 게 없다. 엽기 국정원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