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3 세계한인회장대회' 오찬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 시장은 25일 "정치에 국가기관의 개입은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가정보원의 서울시장 제압 문건 사건과 관련, "과거 회귀적인 행위로 정부 공공기관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70년대 유신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모 방송사가 (국정원이) 저를 비난하는 의도적인 댓글을 2만여건 달았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아마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검찰이 조사하지 않고 넘어가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시민의 요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늦깎이 민주당원으로서 자기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정치공학적인 자기 파벌 형성 또는 자기 사람 만들기는 중요하지 않으며 큰길을 걷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그런 거 신경 쓰는 게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대도(大道)를 그려야지 작은 거 신경 안 쓴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서울 시장으로서 이제 2년이 채 되지 않았고 재선해서 서울을 정말 반듯하게 만들어 21세기에 서울이 다른 세계적인 도시보다 잘 만들어진 행복도시로 만드는 것 이상의 과제를 두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주변에서 대권 주자로 자꾸 부추기면) 마음이 붕 뜨기도 하지만 그런 탓에 오히려 망치는 결과를 봐왔다"며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고 천착하는 게 중요하며 서울 시정에 올인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과 닮은 점, 다른 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내가 시장이 되기 전에도, 안 원장께서 정치권에 나타나기 전에도 서로 협력해 많은 일을 했다"면서 "안 의원께서 아름다운재산 이사였고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해 생각이야 많이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이전 서울 시장들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하자 공과가 모두 있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전임 오세훈 시장과 관련해 "서울을 새롭게 디자인하겠다는 의욕이 있었고 그런 게 서울을 더 나은 도시로 만드는데 기여했지만 저에게 수많은 과제를 물려줬다"며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라든지 전시(展示)적인 그런 일로 수습하는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현장 시장실 등을 포함한 대면접촉 지향적인 시정 스타일이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시샘에서 나온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장 시장실 운영 등을 통한 성과를 보면 그런 얘기 나올 수 없다"면서 "현장만큼 중요한 곳은 없으며 다른 서울시장이 오셔도 좋은 모델로 가져가야 할 것이고 대통령께도 건의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의 횡포로 "지방자치 행정이 말라죽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는 "중앙정부가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어 지방정부를 매칭(연계)하면서도 예산을 대지 않고 지방 정부의 가용 예산은 계속 줄어 꼼짝달싹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며 "중앙정부는 생색 내고 지방정부에 예산을 부담시키는 행태가 심각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무상보육 문제에 대해 "(중앙정부의 조치로) 서울시가 새롭게 떠안아야 할 대상이 21만 명이고 관련 비용은 전체의 80%인데 서울시로선 힘들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경영 악화 문제에 대해 "지하철 요금 올리기가 쉽지 않아 새 지하철역 만들 때 역사 복합개발로 상업시설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