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정자점서 '가짜' 판독통과
원주인 대부업자 지급거절 피해
진짜 일련번호 유출경위 수사
전액 현금인출 관련자 출금

수원에서 100억원짜리 위조수표 사기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최모(61)씨가 KB 국민은행 수원 정자점을 찾아 100억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제시한 뒤 이를 서울 명동과 연지동 등 시중은행 2개의 계좌에 50억원씩 분산 입금했다.

공범 김모(42)씨 등은 사흘에 걸쳐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등 여러 은행을 돌며 입금된 돈을 수십차례에 걸쳐 전액 인출한 뒤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최씨가 제시했던 100억원짜리 수표는 대부업자 박모(45)씨가 갖고 있던 수표와 동일하게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4일 박씨가 100억원짜리 진짜 수표를 가지고 은행에 지급 제시를 했다가 '이미 돈이 모두 인출된 수표'라며 지급 거절을 당해 알려졌다.

피해자 박씨는 한 여성을 통해 최씨를 소개받았으며, "회사 인수를 위해 자금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100억원을 국민은행 동역삼지점에 예치해 놓고 수표로 갖고 있어달라"는 최씨의 요청에 수수료로 7천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씨는 최씨에게 100억원짜리 진짜 수표를 보여준 적이 없다고 진술해 경찰에서는 최씨가 어떻게 원본 수표의 일련번호를 알아내 위조했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 정자점 측은 "최씨가 제시한 위조수표를 감별기에 넣고 판독하는 등 수차례 확인 과정을 거쳤으나 문제가 없어 돈을 이체해 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등 사건 관련자 11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하고, 환전 등 범행에 가담한 김씨 등 7명을 검거해 7천500만원을 압수했다.

/김태성·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