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때, 또 꽃다운 젊은 청춘 6명을 잃었다. 교전을 직접 담당했던 평택항의 제2함대사령부에선 이날 해군본부 차원의 기념식을 열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결의를 다졌다.
특히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3의 연평해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전쟁에선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놓고 여·야가 연일 전쟁 버금 가는 생뚱맞은 정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 부터는 문제의 근원이 엉뚱한 곳으로 번져 야당은 여당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으로 입수했다며 역공을 퍼붓는가 하면 여당은 야당이 여권 인사들을 불법으로 도청해 왔다며 어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군(軍)은 NLL은 반드시 사수되어야 하며, 전쟁 또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절규에 가깝게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NLL 포기 발언 여부를 놓고 매일 정쟁을 벌이고 있다. 참으로 한심스럽다. 국가 수호관이 군 다르고 정치권 다르단 말인가. 이해가 안 간다.
국가 이익에 반하는 정쟁은 멈춰져야 한다. 그리고 10년 전 연평해전 승전의 결의로 북 도발을 막아야 한다. 북한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호시탐탐 남한을 노리고 있다. 최근 유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 등에 나서는 등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점만 봐도 그렇다.
우리는 1차 연평해전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3년 뒤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2차 연평해전에서 아군 피해가 컸다. 우리는 이 점을 감안할때 전쟁 대비 태세를 꼼꼼히 재점검 해야 한다. 점검에는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도 안 된다.
6·25는 역사가 아니라 현실이다. 6·25를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응징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최근 발표된 중고교생 역사인식 조사에서 6·25전쟁이 북침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69%나 돼 우리 사회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어 안전행정부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과 중고교생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 결과 성인의 35.8%, 중고교생의 52.7%가 6·25전쟁의 발발 연도가 언제인지를 몰랐다 한다.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이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6·25는 북한의 남침이 명백하다. 1990년대 중반 공개된 옛 소련의 외교문서는 김일성이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의 승인과 지원을 받아 6·25전쟁을 일으켰다고 명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5전쟁이 국민들 사이에서 잊혀가고 있거나 심지어는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역사교육의 부실성 여부를 따져 봐야 할 것 같다. 일각에서 6·25를 '잊혀진 전쟁'이라 한다지만 우리로선 6·25가 망각되거나 잘못 인식돼서는 안 된다.
6·25는 지금도 남북한 간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북한은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혈안이 돼 있다.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피와 눈물의 결정체다.
아울러 우리 군의 철통 경계를 다시 한번 당부하며, 국방의 최전선에서 비상 근무중인 장병들의 노고를 거듭 치하해 본다.
/박석희 편집국 국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