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일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49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나온 이 회장은 "국민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횡령·배임·탈세 혐의를 모두 인정하느냐", "(검찰 소환 당시) 임직원에게 선처를 바란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부터 서울중앙지법 319호에서 진행됐다. 심리를 맡은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밤늦게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운용하면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차명계좌 등을 통한 주식 거래와 미술품 구매 등의 수법으로 탈세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26일 청구했다.
이 회장에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됐다.
이 회장은 국내외에서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운용해 700억원 안팎의 조세를 포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CJ그룹 계열사들에서 횡령한 액수는 1천억원대 전후,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구입하면서 배임 행위로 회사에 끼친 손실은 3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주요 혐의를 상당 부분 시인하면서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고의성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주요 범죄가 오랜 기간에 걸쳐 임직원과 국내외 법인을 총동원해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차명계좌와 페이퍼컴퍼니 등 다양한 불법 수단을 동원하는 등 이 회장의 혐의가 구속을 필요로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팀 검사들을 영장심사에 대거 투입해 구속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측은 주요 혐의의 상당 부분을 시인해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우려도 낮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