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오두진 사장이 임기 절반 가량을 남긴 3일 퇴임했다. 오 사장은 지난달 28일 송영길 인천시장에 게 사의를 표명하고, 이날 오전 퇴임식을 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형식상 '자진사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경질설'에 무게가 실린다. 오 사장의 후임으로는 공무원 출신 내정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기대반 우려반' 인식이 짙다.

오두진 사장의 경질설은 임기 1년이 지난 올초부터 시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당시부터 '루원시티 책임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LH 상임이사 출신인 오 사장을 임명하면서 '루원시티', '영종하늘도시', '검단신도시' 등 인천시와 LH의 현안 사업을 해결해 주길 기대했다.

오 사장은 당시 LH 이지송 사장의 고등학교·대학교 후배였다. 이지송 사장이 인천도시공사 사장으로 오 사장을 '천거'하면서 현안 해결을 약속했지만 LH가 이를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는 말이 많다.

인천시는 오 사장의 '소극적 경영'도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공사 안팎에서는 '구월보금자리주택 100% 분양 성공' 사실을 내세우며 '공연히 트집을 잡는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양측의 이같은 대립은 지난 달 28일 열린 '제133회 인천도시공사 이사회'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인천도시공사가 제출한 감액추경안을 본 당연직 이사 1명(공무원)이 '왜 땅을 팔아서 돈을 만들 생각을 안하고 수입을 감액하냐'며 인천도시공사 집행부를 강하게 나무랐다. 이에 오 사장은 '이사회가 감사받는 자리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일이 있었다.

이 일이 있고 얼마 뒤 오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공무원 사장 내정설'을 두고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천시와 협력관계 구축이 이전보다 용이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낙하산 사장'이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인천시에 휘둘릴 것이란 말도 나온다.

갑작스런 오 사장의 퇴임으로 조직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15년 된 경기도시공사가 6명의 사장을 뒀는데, 이보다 역사가 짧은 10년 된 인천도시공사를 거친 사장도 6명이다.

그만큼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인천도시공사에 '외부 입김'이 세 사장이 사장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도시공사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도시공사 내부에서는 사장이 3명이란 말이 오래 전부터 퍼져 있다"고 전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