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치솟은 땅값 편승
일부 땅주인 높은가격 고집
부동산 침체 탓 계획 물거품
거래 실종된 후 슬럼화 가속
상업지역으로 변경된다는 재개발 정보가 사전에 흘러나오면서 외지인 투기와 개발 광풍까지 일었던 수원시 원천·매탄동 일대 공업지역이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속에 올들어 계발 계획이 전면 취소되면서 도심속 슬럼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땅을 구입했거나, 턱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개발에 '고자세'로 일관했던 토지주들은 속수무책 가슴만 치고 있다.
9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9년 6월 경기도로부터 '2020수원시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승인받아 영통구 매탄·원천동 일대 공업지역 56만9천㎡를 상업용지와 주거지로 용도 변경했다.
지난 1969년 조성돼 40여년동안 공업지역으로 묶여있던 원천·매탄동 일대의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해 원룸형 주택과 폐차장·주차장 등이 난립하면서 첨단산업배후시설지구로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 계획이 수립된 지 3년이 지나는 동안 상업지역 개발을 위해 시에 신청된 주민 제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개발 소문이 나면서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부동산 경기마저 얼어붙으면서 사업자가 나서지 않은 것이다. 결국 시는 원천·매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개발시효(3년)를 넘긴 지난 1월 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그러나 상업지역으로 변경된지 만 4년이 지난 현재 땅값은 폭락하고 거래마저 완전 실종됐다.
실제로 3.3㎡당 최고 800만~900만원 안팎이던 땅값은 상업용지 변경후 1천400만원선까지 폭등했다. 준주거 변경지역도 지난 2008년 3.3㎡당 최고 400만원에 거래되다 지구 지정 이후 700만~800만원까지 뛰었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지구용도가 변경 확정된 이후 하루 30~40통의 문의전화는 기본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지구 지정이 해제된 지난 1월 이후 6개월 사이 분위기는 완전 변했다.
3.3㎡당 1천400만원에 거래되던 땅은 1천만원 안팎으로 떨어졌고 800만원대였던 공장부지는 550만원이면 잘 받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매물도 일부 상가 물건 몇 개가 나오지만 가격 흥정 자체가 안돼 실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없다.
이 지역 공장주들은 개발 계획이 무산된데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고 있는 윤모(53)씨는 "당시 재개발에 찬성했지만 일부 토지주들이 땅값을 터무니없이 요구하면서 결국 모두 허사로 돌아간 것"이라며 "낡은 이 동네를 바라보면 정말 답이 안나온다"고 토로했다.
/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