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력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집 장롱에 보관한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10대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성폭력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집 장롱에 보관한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심모(19·무직·고교 중퇴)군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심군은 지난 8일 오후 9시께 용인시 기흥구 한 모텔에서 A(17·여)양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을 졸라 죽인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군은 모텔 화장실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무참히 훼손했다. 시신을 옮기기 쉽게 하려고 살점을 잔혹하게 도려낸 뒤 변기에 버렸다.

엽기적인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군은 살을 도려낸 후 20여 개로 추린 뼈를 김장용 비닐봉투에 담아 다음날인 9일 오후 2시 7분께 모텔을 빠져 나왔다. 이후 택시를 타고 용인 집으로 귀가했다.

그의 엽기적 범행은 모텔에 설치된 CCTV 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심군은 8일 오전 5시 28분께 친구 최모(19)군과 함께 문제의 업소에 투숙했다. A양은 심군의 연락을 받고 오후 3시 30분께 찾아왔다.

A양이 들어오자 심군은 30여분 뒤 인근 편의점으로 가 문구용 커터칼을 샀다. 성폭행할 때 위협하려는 의도였다.

심군과 함께 있던 최군은 오후 7시38분께 모텔을 혼자 빠져 나갔다.

이후 심군은 성폭행을 시도했고 반항하는 A양을 오후 9시께 목 졸라 살해했다.

시신을 훼손하는데 사용한 공업용 커터칼은 A양을 숨지게(오후 9시)한 후 인근 편의점에서 새로 구입했다. 김장용 비닐봉투는 다음 날인 9일 오후 1시 34분께 인근마트에서 사서 모텔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심군이 A양을 살해한 8일 오후 9시 직후부터 김장용 비닐봉투를 사러 모텔을 빠져 나간 9일 오후 1시 16분까지, 즉 16시간여 동안 시신 해체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결과, 범행 당시 심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맨 정신이었던 것으로 파악됐고, 정신과적 치료 병력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숨진 A양은 싱가포르에 사는 부모가 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9일 오후 8시 10분께 경찰에 미귀가 신고된 상태였다.

고등학생 때 부모를 따라 싱가포르에서 함께 간 A양은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귀국한 뒤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양 외할아버지는 혼자사는 딸이 걱정된다는 A양 부모의 연락을 받고 사건 발생전날인 7일께 지방에서 올라와 A양의 집에 머물러온 것으로 조사됐다.

심군은 경찰이 A양 주변 인물을 탐문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10일 0시 30분께 경찰에 자수, 긴급체포됐다. 전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심군이 시신 유기장소로 지목한 용인 자신의 집 마당 앞 컨테이너 장롱을 수색, 10일 새벽 훼손된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군이 훼손한 시신 일부는 비닐봉투에 담아 집 장롱에 넣어두고 나머지는 모텔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며 "어린 나이에 전과도 없는 피의자가 왜 이렇게까지 시신을 참혹하게 훼손했는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심군은 한 달 전 친구 소개로 A양을 알게 됐으며, 범행 전 두 세차례 만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발견된 시신이 A양이 맞는 지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또 모텔에 함께 들어갔던 최군이 범행에 가담했는지 등 공범 여부, 석연치 않은 시신 훼손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