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오원춘 용인 살인사건 /채널A 영상 캡처
영화에나 나올 법한 끔찍한 사건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친구와 휴식차 모텔에 들어간 한 10대 남성이 30여시간 만에 분해한 10대 여성의 시신을 들고 모텔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왔다.
 
용인의 한 모텔에서 1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잔혹한 범행수법에 수사팀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다.

특히 범죄전력과 정신병력이 없는 평범한 10대가 맨정신에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심모(19)군은 경찰 조사에서 김모(17)양을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곧 성폭행을 한 뒤 김양이 신고하겠다고 하자 겁이 나서 살해했다고 번복하는 등 살해 동기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신 훼손의 이유도 명확지 않다. 심군은 범행사실을 감추려고 시신 훼손의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
▲ 제2의 오원춘 용인 살인사건. 피의자 심모(19·무직)군이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사건에 사용된 흉기가 10일 오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하태황기자
그러나 시신 훼손에 사용했던 공업용 커터칼을 범행 이전에 미리 구입한 점, 김장용 봉지까지 준비해 분해한 사체를 나눠 담은 점 등에 미뤄 당초 심군이 살해 혹은 시신 해체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은 사체 훼손이 이뤄진 욕실 내부가 혈흔 하나없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치밀함을 보인 심군이 모텔을 빠져나간 지 10시간 만에 경찰에 자수한 것도 의문이다.

경찰조사에서 심군은 갑자기 죄책감이 들었고, 친구 최모(19)군이 자수를 권했다고 진술했지만 치밀한 범행수법에 비해 자수동기가 너무 단순하다.

심군의 친구 최군의 정체도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 경찰은 최군이 살해 이전에 현장을 떠난 점에 근거해 실제 범행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범행 직전까지 현장에 함께 있었던 데다 심군에게 자수를 권유했고, 함께 경찰서를 찾았다는 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시신 해체에 사용한 공업용 커터칼은 날 길이가 7~8㎝에 불과하다. 이런 칼로 시신 해체가 과연 가능한지도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황성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