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살인사건. 경찰 조사받는 용인 살인사건 범인. 알고 지내던 1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살인 등)로 긴급체포된 심모(19·무직·고교 중퇴)씨가 10일 오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형사과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하태황기자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경찰에 체포된 심모(19)군이 범행 직후 자신의 SNS에 심경글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군은 지난 9일 오후 3시 29분 자신의 SNS에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버렸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오늘 피냄새에 묻혀 잠들어야겠다"고 썼다.

글을 올린 시간은 용인시 기흥구 모텔에서 밤새 A(17)양의 시신을 훼손한 뒤 김장용 비닐봉투에 시신을 담아 나온 뒤 1시간여 만이다.

모텔에서 나와 콜택시를 불러 용인 자신의 집으로 향한 심군은 집 옆에 있는 컨테이너 안 장롱 속에 A양의 시신을 유기하고 SNS에 무덤덤하게 글 올렸다.

이어 심군은 "난 오늘 개○○가 되어 보고 싶었다. 그래 난 오늘 개○○였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가 않다는 걸 확실하게 해줘서"라고 숨진 여성을 조롱하는 듯 한 어조의 글을 게재했다.

또한 심군은 오후 6시 6분 수원으로 친구 최모(19)군을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 "체리블라썸 언제 맡아도 그리운 냄새. 버스에서 은은하게 나니 좋다. 편하다"고 썼다.

범행 후에도 이러한 심경글을 남긴 심군의 행태에 네티즌들은 격렬한 비난글을 올렸다. 이미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심군의 실명과 얼굴사진, 출신 학교 등이 공개됐다.

마지막으로 심군은 오후 6시 28분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편하게 가자"라는 글을 올린 뒤 약 6시간 만에 자수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단독주택에서 부모, 형, 할머니와 함께 생활해온 심군은 특별한 직업 없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해 왔으며 범죄 전력은 없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인천 월미도에서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을 기도, 2주간 치료받은 전력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심군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추후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심군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시신 훼손 등의 내용을 다룬 영화 '호스텔' 등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