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밤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잠수교의 차량 통행이 중단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한강 잠수교에 차량 통행 통제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연합뉴스

12일부터 내린 집중 호우로 13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중부지방에서 교통통제와 주택·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현재까지 서울지역에 내린 누적강수량은 219.5㎜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서울 북악산 강수량은 241㎜에 달했다.

인천은 167㎜, 남양주 167㎜, 구리 191.0㎜, 고양 205.5㎜ 등이다.

오전 10시 현재 서울·인천과 부천·구리·남양주·하남에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다. 호우주의보 지역은 경기도 김포·포천·가평·고양·양주·의정부·파주, 강원도 홍천, 인천 강화 등이다. 강원도 횡성과 평창의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는 10시를 기해 해제됐다.

기상청은 비가 이날 오후 한동안 잦아들다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며 비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곳곳 교통 통제…서해 여객선·항공 운항은 대부분 정상

오전 10시 현재 서울 증산철교가 양방향, 양재천로 하부도로가 영동1교부터 KT 앞까지 양방향 통제되고 있다.


한강 잠수교의 차량 통행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중단됐다. 잠수교 수위는 이날 오전 9시35분 현재 6.25m로 차량통행 제한 수위인 6.2m를 넘었다. 청계천도 12일 오후 8시부터 전 구간이 통제된 상태다.

항공기 운항은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항공기 2편이 지연되고 있으나 국내선 운항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도 집중 호우에 따른 지연·중단 항공기는 없다.


▲ 12일 철원지역에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폭우로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철원군 갈말읍 군탄교가 물에 잠겨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사진은 교통이 통제된 군탄교 앞에서 경찰이 우회 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과 서해 섬 등을 잇는 13개 전체 항로의 여객선 운항은 호우주의보에도 파도가 심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천항운항관리실은 "해상에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안전운항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립공원은 북한산이 12일 오전 7시부터 출입통제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96개 탐방로가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3∼4시를 기해 종로·중구·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은평·서대문·마포·강북·도봉·노원구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주택·시설물 침수피해

경기 지역에서는 도로에 토사가 유출되거나 축대가 무너지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 30분께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국도 45호선에 토사 45t이 유출돼 남양주시가 왕복 2차선 가운데 1개 차선을 막고 중장비를 동원, 복구 중이다.

안산시 상록구 수인산업도로와 양주시 백석읍·은현면 도로 등에도 토사 10∼45t이 유출, 해당 지자체가 응급 복구했다.

한탄강 수위 상승으로 포천시 창수면 국도 87호선 영로교 교통이 통제됐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11시께 양평군 양평읍 백안리 하천 축대 70m가 무너져 인근 주택에 사는 일가족 3명이 대피했다.


▲ 지난 12일 밤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 잠수교의 차량 통행이 중단된 가운데 13일 오전 물에 잠긴 잠수교에 갇힌 비둘기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천군 군남면과 전곡읍에서는 물이 불어나거나 진입로 유실로 주민 1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서울에서도 밤새 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서울시내에서 주택침수 235건이 접수됐고 가로수 피해나 누전 등 시설물 관련 사고 62건이 접수됐다.

12일 오후 11시7분 관악구 봉천동의 한 2층 연립주택에서 지붕 일부가 내려앉으며 집안에 있던 김모(67·여)씨가 갇혔다가 119 소방대에 구조됐고, 은평구 부산동과 불광동 등에서 주택 담 10∼15m이 무너지기도 했다.

13일 오전 1시46분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 담이 6m 무너지고, 오전 2시29분에는 은평구 녹번동의 다가구주택 축대벽이 10m 정도 무너져 주민 104명이 놀라 구청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2시13분께는 구로구 대림천 산책로에 있던 주민 3명이 집중 호우로 불어난 하천물 때문에 고립됐다가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구출되기도 했다.

창경궁로에서는 가로수가 넘어져 오전 6시부터 8시40분까지 3개 차로가 통제됐다.

교통사고도 이어져 12일 오후 11시10분께 의정부시 가능동 도로에서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로수를 들이받아 운전자 등 2명이 숨졌고,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도로에서는 50대 남자가 차에 치여 숨졌다.

고양시에서는 25인승 버스와 마티즈, 소나타 승용차가 3중 추돌해 9명이 다쳤다.


▲ 지난 12일 밤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잠수교의 차량 통행이 중단된 가운데 13일 오전 취재진이 통행 중단된 서울 한강 잠수교를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 댐들 방류…추가 피해 대비해야

많은 비가 내리자 북한강 수계 댐들은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에 들어갔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팔당댐의 수문을 열고 초당 5천921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으며, 청평댐도 수문을 열고 초당 물 2천143t을 방류하고 있다.

북한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려 평화의 댐에 유입량이 늘자 방류를 시작했다.

현재 평화의 댐 수위는 175.13m를 기록해 자연방류 기준인 170m 넘기면서 이날 오전부터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임진강 필승교·군남댐 수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내려가고 있다.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 유역에 내려졌던 홍수주의보는 13일 오전 6시 해제됐으며 오전 7시 현재 8.91m를 기록 중이다.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 필승교(횡산수위국) 수위는 9.15m까지 올랐다가 6m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다.

군남댐 저수위도 내려가고 있으며 유입량과 방류량도 줄고 있다.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밤새 큰 비는 지나간 것 같지만 비가 오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여 현재 2단계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 중"이라며 "도로 상황과 주요 하천의 수위 변화를 주시하는 등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시간 비가 내리면서 지반 약화로 경사면 붕괴 등의 우려가 있다"며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119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비가 오후에 일시 소강상태에 드는 곳이 있겠으나 서울과 경기, 강원도에는 14일까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안팎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