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살 아이 무사히 구출 지난 15일 오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유치원생을 납치한 뒤 돈을 요구했던 조선족 김모씨가 16일 오전 전북 서전주IC 입구에서 긴급 체포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제공
도박빚을 이유로 유치원생 납치 인질극을 벌인 30대 조선족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심의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유괴로 가족들이 가슴을 졸인 가운데, 경찰의 신속한 검거로 아이는 다친곳 없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16일 경기지방경찰청 및 화성동부경찰서는 대형마트에서 모자가 탄 차량을 흉기로 위협해 탈취한 뒤, 돈을 요구하며 유치원생을 유괴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인질강도)로 김모(32)씨를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김씨는 지난 15일 오후 9시20분께 오산시 원동에 소재한 대형마트 지하1층 주차장에서 승용차에 탄 A(41·여)씨가 아들 B(7)군을 흉기로 위협한 뒤 둘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후 택시를 타고 마트를 찾아 매장을 기웃거리다,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해 범행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장에서 중대형 승용차를 탄 A씨를 범행대상으로 정한 후 카트를 반납하려고 자리를 비운 사이 차량에 침입했다.

이어 돌아온 A씨를 흉기로 위협해 운전시킨뒤 평택 당현리 노상에서 A씨만 하차시키고, 아이를 태운 채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내일 아침 10시까지 1억5천만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으며, 휴대전화를 만진다는 이유로 흉기로 A씨 허벅지에 경상을 입혔다.

평택 서정동에 해당 차량을 버린 김씨는 미리 빌린 렌터카를 타고 다시 이동했으며, 다음날인 16일 오전 7시께 아이 부모에게 "오전 10시까지 1억5천만원을 준비하라"는 협박문자를 보냈다.

전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특정해 김씨가 렌터카 업체에서 승용차량을 빌린 사실을 확인, 이를 토대로 이동경로를 추적해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서전주 IC 진입로에서 테이저건 등을 사용해 김씨를 검거했다. B군은 다행히 외상없이 조수석에 앉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지난 2010년 11월 방문취업비자로 한국에 입국, 평택지역 등에서 일하다 현재는 무직인 상태다. 그는 도박빚 1억원을 갚기 위해 범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노출·피해자 협박 상황 등 어설픈 점을 보였다"며 "범행대상도 사전 준비가 아닌 현장에서 단순 물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경찰은 추가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태성·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