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재연 장군·이규보등 "지역 연고없다" 지적도
인발연, 자문회의등 의견수렴해 최종 확정키로
인천시의 '인천 인물 발굴사업'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시가 인천발전연구원을 통해 인천 인물을 집대성하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역사회가 '인천 인물 발굴사업'에 관심을 갖는 또하나의 이유가 있다. 지역사회는 이 사업이 인천 인물에 대한 후속 연구와 기념사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역사적 인물 가운데 인천 인물을 선정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학자마다 역사적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과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시민의 날인 10월 15일 책자를 발간하는 것으로 돼있어 논의 시간 또한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책자 발간 이후, 추가 논의와 후속 연구는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인천 인물 선정 방향 정립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가장 많이 논의된 것은 '인천인물 선정 기준'이다.
인발연은 인천 인물을 '인천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인물'로 정의했다. 문제는 큰 업적을 남겼지만, 친일 행적이나 월북 사실이 있는 인물이다.
역사적 인물 가운데 몇 명을 인천 인물로 선정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선정 인원이 적을 경우, 누구를 넣고 누구를 뺄 것인가 결정해야 하는데, 역사적 인물들을 점수 매기듯 순위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 인물을 선정할 때 시기별·분야별·지역별 안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행정구역 변화로 인해 출신지가 달라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변영로 형제다. 변영로는 부평부 오정면 고강리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주소로는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이다. 부천시는 변영로 형제를 부천 인물로 크게 부각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평가가 갈린 인물은 고려시대 이규보와 조선말 어재연, 개항기 미국 무역상인 타운센드(W. D. Townsend), 하란사, 김구, 이승엽, 김활란, 이회림 등이다.
어재연 장군의 경우, "인천 사람이 아니다. 난(亂)도 아닌 요(擾)때 숨진 인물"이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인천과 깊은 관련은 없지만, 강화도에서 일생의 점을 찍은 대표적 인물 중 하나"라는 의견이 있었다.
"어재연은 인천 인물 선정안에 포함됐는데, 유사한 활동을 한 양헌수는 왜 빠졌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규보에 대해선 "생애 대부분을 개경 중심으로 생활했다"와 "인천에 특별한 연고가 없지만 워낙 문필이었다"는 의견이 맞섰다.
동양화학을 설립한 이회림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인천을 토대로 기업을 경영하고 문화 분야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동양화학이 송암미술관을 왜 기부했는지, 현재 인천을 떠나는 기업이 된 것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 인발연은 자문회의 등 여러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인천 인물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