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 항포구 인근 해역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을 받다가 실종된 고교생 5명 가운데 19일 오후 7시 15분께 마지막으로 발견된 이모(17)군 시신이 수색대에 의해 인양돼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
충남 태안 안면도 사설 해병캠프 훈련 도중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진 사고와 관련, 당시 현장에 있던 교관 2명은 모두 인명구조사 자격증이 없고 교관 경험도 전혀 없는 초심자로 이번 캠프를 위해 채용된 임시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캠프의 실제 운영업체는 청소년수련시설과 수상레저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한 안면도 해양 유스호스텔이 아니라 이 유스호스텔과 지난해 말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한 경기도 분당의 한 소규모 여행사인 K사이며 학생들의 훈련을 담당한 교관들도 이 여행사에 채용된 직원이었다.
이 캠프의 훈련 과정에는 응급차 등 기초적인 안전장비도 구비되지 않았던 데다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벗고 들어간 바다가 해경이 보트타기 훈련 외에 수영을 하지 말도록 계도하는 지역이었던 것으로 나타나는 등 캠프 프로그램 전 과정에 '안전 불감증'이 만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이에 따라 사고 현장에 있던 교관 김모(30)씨 및 이모(37)씨 등 2명과 훈련본부장 이모(44)씨 등 모두 3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고 수사본부장을 맡은 송일종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장은 19일 현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설 캠프 전반의 불법행위 여부와 무자격 행위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공주사대부고는 지난해 6월 안면도 유스호스텔 운영업체인 H사와 3일간의 병영체험을 실시키로 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업체는 12월 K여행사에 다시 용역을 맡겼다.
K사는 이달 중순께 해병대 전역자를 대상으로 일당 10만∼25만원을 주기로 하고 6명을 교관으로 채용했고 이 중에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교관 2명이 포함됐다.
캠프 교관은 모두 12명으로, 6명이 초심자인 데다 가장 경력이 오래된 직원도 9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경험이 부족했다.
당시 학생 80여명이 보트를 타기 위해 20여분간 대기하는 과정에서 구명조끼를 벗은 채 바다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생들이 물에 들어간 것은 훈련 프로그램의 일부로 체력단련이 목적이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교관들이 제대로 구조활동을 벌이지 못한 채 깃발만 흔들며 전혀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K사와 H사의 안전관리 책임자를 소환해 조사키로 하는 한편, 학교와 업체, 용역업체 간 리베이트 수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사설 캠프의 실질적 소유자도 20일 소환해 과실책임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해경은 이날 오후 7시15분께 인양된 이병학(17)군 등 실종자 5명 전원의 시신을 사고 하루 만에 인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