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9곳가량은 아직 경기 회복 기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경기 회복을 느낀다는 응답은 13.0%,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은 87.0%로 각각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경기회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판매부진(41.5%), 수익성 악화(28.3%), 주문물량 감소(23.0%), 자금사정 악화(6.5%) 등이 꼽혔다.

기업들은 현재의 경기가 작년 말 또는 올해 초에 예상했던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경영계획 수립 당시 예상했던 올해 경제상황을 100으로 하고 지금까지의 실제 경제상황에 대해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 평균은 70.5에 그쳤다.

자동차(80.3), 섬유·의복·신발(80.0), 음식료·생활용품(77.3), 조선·플랜트(76.3), 철강·금속(74.5) 등은 평균을 웃돈 데 비해 반도체·디스플레이(56.6), 가전(57.3), 석유·화학·에너지(63.4), 정보통신기기(67.9)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기업들은 하반기 경기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상반기보다 나쁠 것이라는 응답(26.8%)이 좋을 것이라는 답변(21.4%)보다 높았다.

하반기 우리 경제의 대외 불안요인으로는 선진국 경제부진(32.6%), 미국 출구전략 추진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불안(31.2%), 신흥국 경제둔화(12.8%), 유가·원자재가 불안(11.6%), 엔저지속(10.0%) 등이 꼽혔고, 대내 불안요인으로는 소비부진(38.2%), 국내 금융시장 불안(18.8%), 투자부진(16.2%) 등이 거론됐다.

경기침체 대응책으로는 절반 이상이 비용 절감·생산성 향상(53.0%)을 들었고, 거래처 전환·다변화(18.6%), 해외시장 진출(8.6%), 투자 우선순위 조정(8.2%), 사업구조조정(7.5%)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가 물가·원자재가 안정(31.8%), 외환·금융시장 안정(21.3%), 수출기업 지원확대(10.2%), 일자리 창출 지원(9.7%), 가계부채 해소( 9.3%) 등을 해 줄 것을 희망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대내외 경제 불안요소들로 인해 하반기에도 기업 경영 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더 노력하고 외환·금융시장 안정, 자금사정 개선 등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