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워싱턴경찰 "윤창중 사건 미국 검찰 송치". 사진은 지난 5월 기자회견장의 윤창중 씨 모습. /연합뉴스
'윤창중 사건'이 미국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사건 당사자인 윤 전 대변인은 여전히 두문불출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해명 기자회견을 한 이후벌써 3개월째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관련 수사자료를 이미 연방검찰청에 넘겼다고 밝혔다.

지난 5월 8일 '성추행 경범죄'로 신고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종결되고 어떤 식으로 매듭을 지을지에 대한 검찰의 판단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 경찰은 지난 5월8일 '성추행 경범죄'로 신고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피해자 및 목격자 증언과 사건이 발생한 현장 조사 및 증거물 확보 등에 주력해왔다.

연방검찰청은 경찰에서 넘어온 수사자료를 토대로 윤 전 대변인에 대해 당초 신고내용에 따라 '경범죄'(misdemeanor)를 적용할지, 아니면 '중범죄'(felony)로 바꿔기소할 것인지를 결정한 뒤 가해자 조사를 위해 체포영장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경찰이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지는 않지만 워싱턴DC의 경우 피의자에 대한 죄목 결정 등은 검찰이 맡는다.

이번 사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경찰이 수사를 끝내고 검찰에 자료를 넘긴 만큼 사건 처리 방향이 곧 나올 것"이라면서 "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중범죄 또는 경범죄 죄목과) 상관없이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검찰과 경찰이 경범죄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발부하면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 입국하는 즉시 강제 신병 확보 절차가 취해진다.

 
 
▲ 美 워싱턴경찰 "윤창중 사건 미국 검찰 송치". 사진은지난 6월 13일 경기도 김포시 윤 전 대변인의 자택 창문이 열려있는 모습. /연합뉴스
현재로선 윤 전 대변인이 미국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대형 로펌 애킨 검프의 김석한 수석 파트너 변호사가 '사건의 조기 종결'을 위해 윤 전 대변인을 무료 변호하기로 한 만큼 수사 당국이 변호인과의 조율을 통해 체포영장 청구 없이 윤 전 대변인의 자진 출석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수사 당국이 될 수 있으면 이달 안에 이번 사건을 매듭지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사 결과 변호인 통보 등이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DC 법률에 성추행 경범죄는 1천달러 이하의 벌금이나 6개월 구류형에 해당해 범죄인 인도 청구 대상이 아니다.

또 수사 당국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더라도 그 효력이 3년이기 때문에 윤 전 대변인이 자발적으로 미국에 와서 재판에 응하지 않는 한 영장 자체의 효력이 크지 않고사실상 '기소중지' 상태가 될 개연성이 있다.

윤창중 사건 미국 검찰 송치 속 윤 전 대변인은 철저하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 美 워싱턴경찰 "윤창중 사건 미국 검찰 송치". 사진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칩거한 지 한 달 가까이 되는 지난 6월 9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그의 자택 현관문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 /연합뉴스
25일 경기도 김포시 모 아파트의 윤 전 대변인 자택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초인종을 수차례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아파트 1층 입구에 있는 윤 전 대변인의 우편함도 텅 비어 있었다.

경비원 이모씨는 "꽤 오랫동안 윤 전 대변인에게 오는 소포나 우편물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 가족들은 취재진이 우편함을 뒤져 사진 촬영하자 지난 6월초부터 인근 우체국에 직접 가서 소포나 우편물을 찾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도 윤 전 대변인이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하고 칩거에들어간 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이 집을 드나드는 윤 전 대변인의 부인 등 가족만 몇 차례 봤을 뿐이다.

관할 경찰서의 정보과 형사들도 윤 전 대변인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김포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기자회견 이후 윤 전 대변인 자택에 기자들이 몰려 주변 순찰을 강화했지만, 취재진이 전부 철수한 5월 말부터는 따로 순찰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 윤 전 대변인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미뤄 자택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美 워싱턴경찰 "윤창중 사건 미국 검찰 송치". 사진은 지난 6월 17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윤 전 대변인 자택 앞에 한 주민이 찾아와 "윤 대변인이 팬티를 입지 않고 다녀서 국가 망신을 시켰다"며 걸어놓은 남성용 팬티를 경비원이 치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