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포털 업계 대표 기업인 NHN이 중소·벤처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1천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NHN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보기술(IT) 중소기업·벤처기업과의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벤처 창업 지원 펀드'와 '문화 콘텐츠 펀드'를 각각 500억원씩 모두 1천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방안이다.
김상헌 대표는 "벤처 펀드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엔젤투자나 신생 벤처 인수합병에 활용하며 문화콘텐츠 펀드는 창작자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공익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선도기업으로서의 NHN에 대해 사회의 많은 기대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그간 간과한 부분은 없는지, 또 겸허히 수용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진지하게고민했다"고 펀드 조성 배경을 밝혔다.
그는 "펀드를 통해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하고 콘텐츠 환경이 더 건강해지도록 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NHN은 펀드 조성뿐 아니라 협력사들과 함께 '네이버 서비스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유관 협회들과 공동으로 '벤처기업 상생협의체'(가칭)를 만들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 계약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표준 계약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거래하는 콘텐츠 사업자가 부당한 조건을 감수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게 공정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것.
NHN은 또 검색 결과의 공정성이라는 차원에서 논란이 됐던 검색결과와 광고의 혼동을 막고자 광고와 검색결과를 구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광고를 일반 정보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앞으로검색 결과 안에서 광고가 더 분명히 구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HN은 이 밖에도 다음, 네이트 같은 다른 포털사와 함께 온라인에서 음란물이나 아동·청소년에 해로운 이미지, 동영상 같은 시각 자료가 유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네이버에서 서비스되는 웹툰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처럼 전 세계인이 접근할 수 있는 채널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NHN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관계기관과 업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간담회에 참석한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최근 시장의 비판을 듣는 NHN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던 차에 네이버가 적극적 변화를 위한 모습을 보여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벤처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 정부에서도 그간 많은 제안을 했는데 오늘 NHN의 발표 내용은 최고 결정권자의 강력한 의지까지 담긴 것인 만큼 많은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NHN의 상생협력안에 대해 "인터넷기업협회, 무선인터넷산업협회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동반자로서 생태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진 무선인터넷산업협회장도 "중소규모의 유망콘텐츠 업체들이 국제적 기준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협회가 감시자이자 협력자로서 전력을 기울여 돕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