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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 검찰 수사와 관련,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로비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진실 공방'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수감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지난 28일 서울구치소에서 소환해 뇌물을 받은 명목과 금품이 오간 경위 등을 추궁했으며 조만간 전 전 청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을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구체적인 소환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지난 2007년 청사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 검찰 수사와 관련, 전군표(59) 전 국세청장이 로비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진실 공방'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검찰에 구속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은 2006년 하반기 CJ그룹에서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허 차장은 그러나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돈을 전군표 당시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전 전 청장은 2년 전에도 국세청 후배였던 한상률 전 청장과 진실 공방을 벌인 적이 있다. 전씨는 2011년 한상률(60)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한씨가 국세청 차장이던 2007년 서미갤러리에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500만원에 구입해 인사 청탁 명목으로 당시 청장 전씨에게 건넨 의혹을 조사했다.
한씨는 '학동마을' 그림을 전씨에게 상납하고(뇌물공여) 주정회사로부터 자문료 6천9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 등)로 기소됐다. 그러나 전 전 청장의 경우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한씨의 부인이 그림을 전씨의 부인에게 전달했고 전씨는 아내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지 못해 전혀 몰랐다고 판단했다.
한씨의 그림 로비 혐의는 법원의 1, 2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한씨가 승진에 도움을 받거나 포괄적인 도움을 얻기 위해 전씨에게 그림을 선물해야 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검찰의 칼날을 한 차례 피했던 전 전 청장이 CJ 로비 의혹으로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수사팀과 전씨의 '악연'도 눈길을 끈다.
구성원은 다르지만 현재 수사는 2년 전과 같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그림 로비 의혹 수사는 최윤수(현 전주지검 차장검사) 부장이 이끌었다.
CJ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박정식 중앙지검 3차장은 2009년에 지검 특수2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 특수2부는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수사하던 중 로비 의혹을 포착했고 최근 허 전 차장을 구속해 보강 수사 중이다.
하지만 전 전 청장은 "30만 달러와 시계를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CJ그룹의 뇌물을 전씨가 받았는지, 허씨가 '배달사고'로 챙겼는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금품을 받고 실제로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거나 편의를 봐준 사실이 있는지와 관련, 대가성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