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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억원대의 배임 혐의로 고발된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29일 "장 회장이 한국일보 중학동 사옥의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개인 빚을 갚아 회사에 200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로 장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권순범 부장검사)는 회사 노조에 의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한국일보 장재구(66)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장 회장은 2006년 한국일보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발행한 어음이 돌아오는 것을 막으려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함으로써 회사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노조에 의해 지난 4월29일 고발됐다.
검찰은 지난 17일 장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마라톤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당시 장 회장을 상대로 사옥 매각 과정에서 회사 자산인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는지, 당시 경영진의 판단은 무엇이었고 적법한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쳤는지 등을 조사했다.
장 회장은 적자와 부채 누적 등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게 되자 2002년부터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 각서를 체결하고 사옥 매각을 추진했으며 향후 신사옥이 완공되면 낮은 비용으로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인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장 회장은 사옥 매각과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재로 내야 할 추가 증자 자금 약 200억원을 H건설로부터 빌리면서 그 담보로 발행한 자회사 명의의 어음이 돌아오는 것을 막으려고 청구권을 포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포함한 구체적 배임 액수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 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장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비대위는 장재구 회장과 박진열 한남레져 대표이사에 대한 고발장에서 "장 회장이 한국일보의 자회사인 한남레져가 저축은행으로부터 33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일보 부동산 등 9건을 담보를 제공했고 26억5천만원의 지급보증을 서 한국일보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남레져는 법인 등기상 주택 및 관광숙박시설 건축,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스포츠 시설 대여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지만 인건비 지출조차 없는 유령회사"라며 "장재구 회장이 유령 자회사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담보를 제공한 것은 한국일보에 대한 배임 행위"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도 같은 형사5부에 배당했으나 이번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