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7천t 성토용으로 공급
파쇄업체사장 구속영장 신청
주민들, 토양·수질오염 우려
골재 파쇄 과정에서 만들어진 슬러지(무기성 오니) 1만7천t을 저수지 진흙이라고 속여 농지에 매립한 업체가 시와 경찰에 적발됐다.
땅주인과 매립업자 등은 일반 흙에 슬러지가 섞여있어 이를 의심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수원시·용인시·수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H 골재파쇄업체가 지난해 2월부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등지에 성토를 필요로 하는 땅주인을 속여 슬러지를 '저수지 준설토'라고 공급해 왔다.
해당 업체는 땅주인들에게 24t트럭 한 대당 3만원씩 웃돈을 지불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활용 골재, 사업장 폐토양, 무기성 오니 등 수질 오염 또는 토질 오염의 우려가 있는 토사를 사용해 성토할 수 없게 돼있다.
수원시 고색동 주민들은 매립지 인근이 논·밭으로 둘러싸인 만큼 토양 오염과 수질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인근 주민 정모(35)씨는 "수개월 전부터 대형 덤프트럭들이 검은 진흙을 싣고 왔다갔다하는 것을 봤지만, 폐기물이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다"며 "인근에 있는 농지들까지 오염시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매립양이 1만7천t에 달하고 해당 업체가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같은 범죄를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업체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수원시측은 현장에서 가져온 흙을 보건환경연구원에 유해성 평가를 의뢰한 상태다.
수원시 관계자는 "슬러지는 관련 법령에 의해 인허가된 곳에 매립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결과가 나오는대로 행정처분할 예정이며 유해성 여부와 상관없이 전부 원상복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