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국정조사 파행과 관련해 서울광장에서 이틀째 장외투쟁을 진행했다.
2일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서울광장에 설치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 천막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조 정상화와 국정원 개혁,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한길 대표는 "새누리당은 국정조사가 며칠 남지도 않은 때 휴가타령을 하며 국민과 국회를 우롱했다"며 "국민과 야당 기만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대선 불복 운운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 국정원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도 거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규탄하고 국정조사 파행에 대한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발언을 이어갔다. 국정조사 증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출석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 불참했던 문재인 의원과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후에 열린 '모의 국정조사'에서 일부 의원들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명박 전 대통령 역을 맡아 '대선개입 및 축소수사'를 합리화하는 주장을 익살스럽게 펼쳤고 다른 의원들은 의혹을 집중 추궁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김 대표 등은 이날 점심시간에 명동에서 국정원 사건의 쟁점을 담은 대국민홍보물을 나눠주며 거리 선전전을 진행했다.
선전전을 펴는 김 대표에게 일부 시민은 "힘내라"고 응원했으나, 일부는 "민주당은 방해나 하지 마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오후 늦게 김 대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국정원 개혁안 등을 논의했다.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 후 첫 대중집회인 3일 오후 청계광장에서의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보고대회'의 진행 방안도 논의했다.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촛불집회 참가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자율에 맡기되 당 지도부의 참가 여부는 상황을 지켜본 뒤 신중히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서울광장의 민주당 천막 옆에서는 40대 남성이 가로수 위에 올라가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