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은 방학이면 더 피곤하다. 스펙 쌓기에 아르바이트, 봉사활동까지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1980∼1990년대 대학가 여름방학을 상징했던 '농활(農活)'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장맛비가 걷히고 무더위가 시작된 8월. 대학가에 방학은 없었다.
◇"방학을 잘 보내야 취업할 수 있다"…일찌감치 시작된 '취업 전쟁'
대학 3학년 김주은(22·여)씨는 매일 오전 8시면 집 근처 도서관으로 향한다. 내년이면 졸업반이 된다는 압박감이 늘 그녀를 짓누르고 있다. 김씨는 이번 방학이 곧 다가올 취업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황금 같은 시간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녀의 하루 일과표를 보면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이른바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으려는 일정으로 빼곡하다. 국제무역사·무역영어 1급 자격증 공부는 기본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추가할 수 있는 활동도 넘쳐난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틈틈이 참석하고 다국적기업의 마케팅 관련 활동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무역 회사에서는 수입관련 서류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아르바이트생이기도 하다.
저녁에 잠깐 운동을 하고는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는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 할 수 있는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 조현재(26)씨는 아침 7시 헬스클럽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무엇보다 몸매 관리를 위해서다.
조씨는 12일 "뚱뚱한 사람은 미련해 보여서 면접에서 불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90㎏에서 5㎏을 감량했지만 5㎏ 더 빼는 게 그의 목표다.
운동을 마치면 학교 식당에서 아침을 대충 때우고 도서관에 자리를 잡는다. 책상 앞에서 그를 맞이하는 건 토익과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문제집. 한참 오답풀이를 하다 보면 금세 점심시간이다. 곧장 짐을 싸 영어학원으로 향한다. 그가 몸담고 싶은 회사들은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시험인 오픽(OPIc) 점수도 요구하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른바 '금융 3종 자격증'이라 불리는 증권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미국회계사(AICPA) 자격증을 따놓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조씨는 "취업난이 심각해 자격증을 몇 개씩 갖고 영어를 잘해도 서류, 면접할 것 없이 다 떨어진다"며 "미국회계사 자격증을 따둘 걸 그랬다"고 한숨 쉬었다.
그는 "최근 기업들이 특이한 이력을 중시하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칵테일 제조 자격증 공부를 하는 친구도 있다"며 "다들 취업하려고 만능 인간이 되려는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스펙 관리는 호강" 등록금에 치인 알바족
김씨나 조씨처럼 방학 때 취업준비에만 '올인' 할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행복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등록금과 물가 때문에 당장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에게 스펙 관리는 남의 얘기다.
서울의 한 사립대 상경계열에 재학 중인 이모(26)씨는 내년 졸업 예정이지만 방학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개인과외부터 시작해 학원강사·의류매장 점원·식당 서빙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하루를 꼬박 아르바이트로 보내도 수백만원의 등록금과 자취방 월세 30만원, 생활비까지 감당하려면 빠듯하다. 일부 친구들처럼 방학이면 해외 연수도 가고 싶지만 당장 닥쳐올 등록금 압박을 생각하면 꿈일 뿐이다.
대기업이나 공사 입사를 희망하는 이씨는 이번 방학은 취업준비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투리 공부 시간을 낼 수 있는 이른바 '꿀알바' 자리를 찾았다.
시중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온 생물 종(種)의 사례를 검색하고 이를 엑셀 데이터로 통계화해 대학 생물학과 교수에게 넘기는 일이다.
그는 "교과서 10권을 보고 자료를 취합하면 5만 원을 받는데 틈틈이 토익 공부를 하느라 하루에 3권도 보기 어렵다"면서도 "영어 공부를 병행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한문학과 김모(21)씨 역시 매학기 날아오는 등록금 고지서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5개에 달하는 아르바이트로 여태 등록금을 충당해 왔지만 이번 방학은 전략을 조금 틀었다.
아르바이트를 2개로 줄이는 대신 한 사설 단체에서 지원하는 장학금 자격시험이란 것에 매달리기로 한 것이다. 이 단체는 영어·논술·전공 시험을 통과하면 매달 30만 원의 장학금에 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도 지원한다.
김씨는 "장학금으로 등록금도 메우고 영어, 논술 실력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수진(21·여)씨는 '과외 중개 콜센터'에서 이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과외 선생님을 찾는 학부모에게 맞춤형 과외 교사를 연결해 주는 일이다.
김씨는 "등록금은 대출이나 장학금으로 충당하지만 교통비·식비 등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넓게 보면 스펙"…'일석이조' 봉사활동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지은(여·21)씨는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전국 각지에 있는 중·고교로 봉사여행을 떠난다.
후미진 곳에 있는 학교를 돌며 '교육 멘토링'을 하는 재능기부 활동으로, 서울대 최대 규모 학생 봉사단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의 정기 프로그램이다.
학기 중에는 30∼40명 정도만 참여하지만 방학이 시작되면 200명까지 몰리는, 서울대 인기 동아리 중 하나다.
올해부터 단장을 맡은 이씨는 100여명의 단원을 이끌고 지난 5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충남·제주 지역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여름 나눔교실을 열고 있다.
아이들에게 학습 지도와 진로 상담을 비롯해 대입 수시전형 대비 모의 면접까지 일대 일 '특훈'을 해주는 것.
이씨는 "도움을 준다는 뿌듯함 말고도 다른 과 학생들과 공기 좋은 데서 친목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해 좋다"며 "대부분 대학생이 방학시간을 토익이나 자격증 시험공부에 소비하지만 넓게 보면 이런 활동을 하는 게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진로 선택이나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2학년인 정준연(21)씨는 고교 시절부터 해오던 영어 봉사활동을 대학에 입학해서도 이어가고 있다.
정씨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초까지 충주의 초등학교 두 곳에서 120여명을 상대로 영어 공부법을 가르치고 돌아왔다.
정씨는 취업 공부의 압박을 느끼지 않느냐고 하자 "물론 취업을 하려면 객관적인 수치로 보이는 스펙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실질적인 경험을 쌓는 것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훌륭한 스펙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상징 '농활' 명맥만 유지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라면 여름방학하면 빠지지 않는 추억이 있다. 1980∼1990년대 '농활'은 당시 대학생들에겐 일상이었다.
그러나 심각한 취업난과 학생운동의 퇴조 등 사회상 급변 속에서 농활은 일부 대학 총학생회 등을 통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12일 서울대 학생처 학생소통팀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6월 28일부터 9일간 농활을 다녀왔다.
4개 단과대에서 참가한 학생 수는 286명. 자체적으로 참가한 인원은 100명도 되지 않았다. 수천 명이 몰렸던 '그때 그 시절'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참여 열기는 수치상 10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서울의 다른 대학의 마찬가지다. 올해 여름방학 농활에 참여한 인원(총학생회 기준)은 연세대 500명, 성균관대 400명, 고려대와 한양대는 각 300명 수준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옛날 농촌에는 빈농이 많았지만 지금은 부농이 많고 민주화 이후 학생운동 열기가 시들해진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대학 봉사동아리가 다양화하면서 굳이 농활이 아니더라도 농촌에서 자체적으로 봉사할 기회가 많아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연세대 3학년인 이모(여·21)씨는 "사진동아리 모임에서 방학 때마다 서울 외곽 농촌에서 일손을 돕는 봉사활동을 한다"며 "예전처럼 총학생회가 주도하는 농활에 참가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980∼1990년대 대학가 여름방학을 상징했던 '농활(農活)'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장맛비가 걷히고 무더위가 시작된 8월. 대학가에 방학은 없었다.
◇"방학을 잘 보내야 취업할 수 있다"…일찌감치 시작된 '취업 전쟁'
대학 3학년 김주은(22·여)씨는 매일 오전 8시면 집 근처 도서관으로 향한다. 내년이면 졸업반이 된다는 압박감이 늘 그녀를 짓누르고 있다. 김씨는 이번 방학이 곧 다가올 취업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황금 같은 시간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녀의 하루 일과표를 보면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이른바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으려는 일정으로 빼곡하다. 국제무역사·무역영어 1급 자격증 공부는 기본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추가할 수 있는 활동도 넘쳐난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틈틈이 참석하고 다국적기업의 마케팅 관련 활동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무역 회사에서는 수입관련 서류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아르바이트생이기도 하다.
저녁에 잠깐 운동을 하고는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는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 할 수 있는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 조현재(26)씨는 아침 7시 헬스클럽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무엇보다 몸매 관리를 위해서다.
조씨는 12일 "뚱뚱한 사람은 미련해 보여서 면접에서 불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90㎏에서 5㎏을 감량했지만 5㎏ 더 빼는 게 그의 목표다.
운동을 마치면 학교 식당에서 아침을 대충 때우고 도서관에 자리를 잡는다. 책상 앞에서 그를 맞이하는 건 토익과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문제집. 한참 오답풀이를 하다 보면 금세 점심시간이다. 곧장 짐을 싸 영어학원으로 향한다. 그가 몸담고 싶은 회사들은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시험인 오픽(OPIc) 점수도 요구하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른바 '금융 3종 자격증'이라 불리는 증권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미국회계사(AICPA) 자격증을 따놓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조씨는 "취업난이 심각해 자격증을 몇 개씩 갖고 영어를 잘해도 서류, 면접할 것 없이 다 떨어진다"며 "미국회계사 자격증을 따둘 걸 그랬다"고 한숨 쉬었다.
그는 "최근 기업들이 특이한 이력을 중시하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칵테일 제조 자격증 공부를 하는 친구도 있다"며 "다들 취업하려고 만능 인간이 되려는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스펙 관리는 호강" 등록금에 치인 알바족
김씨나 조씨처럼 방학 때 취업준비에만 '올인' 할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행복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등록금과 물가 때문에 당장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에게 스펙 관리는 남의 얘기다.
서울의 한 사립대 상경계열에 재학 중인 이모(26)씨는 내년 졸업 예정이지만 방학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개인과외부터 시작해 학원강사·의류매장 점원·식당 서빙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하루를 꼬박 아르바이트로 보내도 수백만원의 등록금과 자취방 월세 30만원, 생활비까지 감당하려면 빠듯하다. 일부 친구들처럼 방학이면 해외 연수도 가고 싶지만 당장 닥쳐올 등록금 압박을 생각하면 꿈일 뿐이다.
대기업이나 공사 입사를 희망하는 이씨는 이번 방학은 취업준비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투리 공부 시간을 낼 수 있는 이른바 '꿀알바' 자리를 찾았다.
시중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온 생물 종(種)의 사례를 검색하고 이를 엑셀 데이터로 통계화해 대학 생물학과 교수에게 넘기는 일이다.
그는 "교과서 10권을 보고 자료를 취합하면 5만 원을 받는데 틈틈이 토익 공부를 하느라 하루에 3권도 보기 어렵다"면서도 "영어 공부를 병행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한문학과 김모(21)씨 역시 매학기 날아오는 등록금 고지서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5개에 달하는 아르바이트로 여태 등록금을 충당해 왔지만 이번 방학은 전략을 조금 틀었다.
아르바이트를 2개로 줄이는 대신 한 사설 단체에서 지원하는 장학금 자격시험이란 것에 매달리기로 한 것이다. 이 단체는 영어·논술·전공 시험을 통과하면 매달 30만 원의 장학금에 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도 지원한다.
김씨는 "장학금으로 등록금도 메우고 영어, 논술 실력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수진(21·여)씨는 '과외 중개 콜센터'에서 이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과외 선생님을 찾는 학부모에게 맞춤형 과외 교사를 연결해 주는 일이다.
김씨는 "등록금은 대출이나 장학금으로 충당하지만 교통비·식비 등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넓게 보면 스펙"…'일석이조' 봉사활동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지은(여·21)씨는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전국 각지에 있는 중·고교로 봉사여행을 떠난다.
후미진 곳에 있는 학교를 돌며 '교육 멘토링'을 하는 재능기부 활동으로, 서울대 최대 규모 학생 봉사단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의 정기 프로그램이다.
학기 중에는 30∼40명 정도만 참여하지만 방학이 시작되면 200명까지 몰리는, 서울대 인기 동아리 중 하나다.
올해부터 단장을 맡은 이씨는 100여명의 단원을 이끌고 지난 5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충남·제주 지역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여름 나눔교실을 열고 있다.
아이들에게 학습 지도와 진로 상담을 비롯해 대입 수시전형 대비 모의 면접까지 일대 일 '특훈'을 해주는 것.
이씨는 "도움을 준다는 뿌듯함 말고도 다른 과 학생들과 공기 좋은 데서 친목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해 좋다"며 "대부분 대학생이 방학시간을 토익이나 자격증 시험공부에 소비하지만 넓게 보면 이런 활동을 하는 게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진로 선택이나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2학년인 정준연(21)씨는 고교 시절부터 해오던 영어 봉사활동을 대학에 입학해서도 이어가고 있다.
정씨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초까지 충주의 초등학교 두 곳에서 120여명을 상대로 영어 공부법을 가르치고 돌아왔다.
정씨는 취업 공부의 압박을 느끼지 않느냐고 하자 "물론 취업을 하려면 객관적인 수치로 보이는 스펙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실질적인 경험을 쌓는 것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훌륭한 스펙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상징 '농활' 명맥만 유지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라면 여름방학하면 빠지지 않는 추억이 있다. 1980∼1990년대 '농활'은 당시 대학생들에겐 일상이었다.
그러나 심각한 취업난과 학생운동의 퇴조 등 사회상 급변 속에서 농활은 일부 대학 총학생회 등을 통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12일 서울대 학생처 학생소통팀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6월 28일부터 9일간 농활을 다녀왔다.
4개 단과대에서 참가한 학생 수는 286명. 자체적으로 참가한 인원은 100명도 되지 않았다. 수천 명이 몰렸던 '그때 그 시절'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참여 열기는 수치상 10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서울의 다른 대학의 마찬가지다. 올해 여름방학 농활에 참여한 인원(총학생회 기준)은 연세대 500명, 성균관대 400명, 고려대와 한양대는 각 300명 수준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옛날 농촌에는 빈농이 많았지만 지금은 부농이 많고 민주화 이후 학생운동 열기가 시들해진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대학 봉사동아리가 다양화하면서 굳이 농활이 아니더라도 농촌에서 자체적으로 봉사할 기회가 많아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연세대 3학년인 이모(여·21)씨는 "사진동아리 모임에서 방학 때마다 서울 외곽 농촌에서 일손을 돕는 봉사활동을 한다"며 "예전처럼 총학생회가 주도하는 농활에 참가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