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을 피해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늘어나면서 11일 새벽 속초해수욕장 백사장 곳곳에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다. 속초시는 아르바이트생 등 인력을 동원해 매일 새벽 백사장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연합뉴스

살인적인 폭염을 피해 도시를 탈출하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 동해안 해수욕장이 무질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과 휴일 새벽의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영동북부지역 대표적 해수욕장인 속초해수욕장은 술병에다 빈 컵, 과자부스러기 등이 널려 있는 모습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깔고 놀던 돗자리와 먹다 남은 음식물을 그대로 버리고 가는가 하면 폭죽껍질이 나뒹구는 백사장에서 잠에 빠진 피서객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백사장 쓰레기 청소에 나선 아르바이트생 김모(20·속초시) 양은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된다"며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쓰레기"라고 씁쓸해했다.

쓰레기 문제는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주차차량이 빠져나간 매일 아침 드러나는 쓰레기는 피서객들의 문화의식을 바로 보여주고 있다.

주변에 쓰레기 버리는 곳이 있는데도 주차장을 빠져나가면서 은근슬쩍 놓고 간 쓰레기가 대부분.

▲ 폭염을 피해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늘어나면서 11일 새벽 속초해수욕장 백사장이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 속초시는 아르바이트생 등 인력을 동원해 매일 새벽 백사장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연합뉴스

한 관리인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주차된 차량 밑에 쓰레기를 버린 뒤 치우지 않고 그대로 떠나는 운전자들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해수욕장 무질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술을 마신 뒤 바다로 뛰어드는 피서객, 인근 주민들은 불편은 내 알 바가 아니다며 밤새 쏘아대는 폭죽, 공터만 있으면 연락처도 안 남긴 채 차량을 주차하고 사라져 버리는 얌체 운전자.

특히 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음주수영은 올해도 해수욕장의 골칫거리로 등장해 안전요원들의 애를 먹이고 있다.

장영하 속초해양경찰서 속초해수욕장 구조센터 팀장은 "음주 후 바다에 들어가는 피서객들은 안전요원의 통제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욕설과 함께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많아 난감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장 팀장은 특히 "행정봉사실의 주의방송에도 사람을 향해 폭죽을 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탈선도 우려되는 상황 가운데 한가지여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해마다 반복되는 피서객들의 이 같은 무질서와는 대조적으로 올여름 동해안 해수욕장에서의 바가지요금, 호객행위 등은 평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동지방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피서지 불편을 고발하는 민원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오고는 있으나 그 수가 예년보다 많이 줄었다.

속초시 관계자는 "피서지 민원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해변 텐트와 관련해 일부 민원이 인터넷으로 올라오고 오고는 있으나 이는 개인이 텐트를 칠 수 있도록 허용한 구역이 아닌 상인들 영업구역에 텐트를 치려다가 일어난 것으로 현장에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