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세 형평성 높이는 방향으로"
당정 조정·국회 심의 갈등 우려
교육비·의료비 지원 확대 지시
박근혜 대통령이 8월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세금논란에 대한 조기 진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지 나흘만인 1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저소득층은 세금이 줄고 고소득층은 세 부담이 상당히 늘어나는 등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서민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서민과 중산층의 가벼운 지갑을 다시 얇게 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서둘러 세금논란 파장의 진화에 나선 것은 '세금폭탄' 논란을 빚은 세제개편안 후폭풍을 방치했다가는 하반기 정국 운영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세금논란으로 박 대통령이 오는 25일 취임 6개월을 앞두고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는 목소리마저 나왔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복지재원 확충 등을 위한 세법개정안이 오히려 '유리지갑' 중산층을 볼모로 한 '세금폭탄'이라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 인사파동과 정부조직법 지연 이후 5월 초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 사건을 극복하고 하반기 국정운영의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려던 구상에 자칫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록 공개 파문 등에 이어 국정원 댓글의혹과 관련한 국조 등으로 야권의 파상공세는 계속돼왔지만 이러한 것들은 민생 이슈가 아닌 '정쟁'의 성격이 상당히 가미됐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한발짝 떨어져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세금논란'은 그 성격부터가 '뼛속까지' 민생 이슈이고, 가뜩이나 폭염에 원전사고로 인한 절전 캠페인이 강조되면서 서민들의 정서적 반감만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어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국민, 특히 중산층 개개인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안이하게 대처했다가는 자칫 수습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입법예고 단계에 불과하지만 당정간 조정, 국회 심의 등을 거치며 현 정부의 신뢰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이날 "특히 교육비나 의료비 지원 등 중산층이 피부로 느끼는 예산사업은 반영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서민과 중산층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을 계기로 여권에서는 서민ㆍ중산층 세부담 강화에 대한 보완 작업과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봉급 생활자의 화를 키운 저간의 사정이 읽혔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정부안 발표 다음날인 지난 9일 청와대 기자들과 만나 "총급여가 3천450만∼7천만원인 분들의 추가 세부담은 1년에 16만원인데 이 정도는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느냐" 등의 발언을 해 봉급생활자들을 자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종기자